
외롭고 쓸쓸한 죽음이 세상에 드러날 때마다 세상은 탄식과 함께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정치권, 지자체도 마찬가지였다. 정치권은 앞다퉈 SNS를 통해 사건을 전하며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외쳤다. 지자체는 제도 개선에 나섰고, 실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공과금 등을 체납한 위기 가구를 발굴하는 '복지 발굴주의'가 가동됐다. 송파 세 모녀 사건과 달리 수원 세 모녀는 누군가가 찾지 않도록 스스로 모습을 감췄다. 8년 만에 또 다른 사각지대가 발견됐고 복지체계의 허점을 다시 마주했다. 그 이후 과정은 과거와 유사하다.
두 사건 모두 근본 원인은 하나였다. '복지 신청주의의 한계'. 복지 발굴주의가 제시됐지만 관련 공무원 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수원 세 모녀처럼 스스로 숨어버리면 이들을 추적할 권한이 없다고 지자체는 토로한다. 취약계층 안전망을 촘촘하게 짜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내가 얼마나 가난하고 힘든지, 수많은 서류로 증명해야만 복지제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복지 신청주의를 바꿔야 한다. 또 다른 죽음 앞에서 뒷북치기에 사회는 이미 많은 이웃을 떠나보냈다. 제도를 바꿀 권한이 있는 이들은 말로, 글로 안타까워할 시간에 쓸쓸한 죽음을 막을 근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신현정 정치부 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