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높은 수수료율 부담을 줄이고자 민간배달앱에 대항해 탄생한 배달특급이, 정작 수수료율 때문에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다.
수수료율을 높이면 정책 취지가 흔들리고, 올리지 않으면 적자만 커져 예산 부담만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배달특급은 시행 전부터 관이 민간시장과 경쟁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논란에 부딪혔다.
배달특급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배달특급 이용자 10명 중 7명은 지역화폐 이용자다. 다시 말해 배달특급을 이용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활용하기 위해 쓴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화폐 인센티브 축소 등 효용성이 줄어들면 안 그래도 소비자가 외면한 배달특급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포스트 코로나' 음식 주문 감소세
할인을 받아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는 자체가 배달특급의 최대 강점이기 때문에 배달특급을 살리려면 지역화폐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도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고 지역화폐 정책의 변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향후 지역화폐 관련 정책이 바뀌면 소비자 유인책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지역화폐 사용자 분석을 통해 소비자 패턴에 맞는 프로모션·마케팅 전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배달앱 이용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배달특급에 부정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온라인 배달 음식 쇼핑액은 2조6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7% 줄었다. 배달시장 규모가 감소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배달특급에 소비자를 끌어모을 유인책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배달특급의 중개수수료 인상 검토를 두고 전문가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공 플랫폼으로 존재하면서 민간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적인 문제에 각성하게 한다는 것에 존재 이유는 있다"면서도 "플랫폼 기업은 초기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할인 쿠폰, 점주 확보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많이 한다. 반면 공공은 재원이 세금이다 보니, 그렇게 하기 어렵다. 또 사업의 전문성도 떨어진다"며 "하지만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계속 적자를 볼 수는 없으니 수수료 현실화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수수료 인상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전 교수는 "투자금 감소, 경제 여건 등을 이유로 민간 플랫폼 기업들도 수수료 인상 등을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다. (공공배달앱 수수료 인상이) 자칫 민간의 수수료 인상에 복합적 이유로 포함돼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사업 발굴등 재정 자주성 확보"
도와 경기도주식회사는 민간배달앱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여전히 낮은 수수료임을 강조하며 배달특급이 '시장의 견제' 역할을 하는 데 소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력 있는 신사업 발굴과 배달특급 활용 사업 다각화로 재정적 자주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민간 배달앱과 다르게 공공배달앱은 세금이 들어가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쓸 수가 없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다"면서 "수수료 인상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하기에 할인 쿠폰 지급 등의 유인책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신현정·고건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