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가정'인 그룹홈은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청소년이나 장애인, 노숙자가 자립할 때까지 공동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소규모 복지시설이다. 아동 그룹홈은 보육원으로 불리는 양육시설과 달리 가정 같은 분위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7명까지만 수용한다. 아동복지법에 근거해 지난 2004년부터 운영되기 시작, 2019년 말 기준 578개로 늘었다. 인천시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18개소 120여명의 아이가 생활하고 있다.

그룹홈은 생활공간이 가정집과 비슷하고 간판이나 명찰을 달지 않기에 민감한 청소년기 아동들에게 거부감이 덜한 게 장점이다. 적은 수의 아동만 돌보는 사회복지사의 세심한 손길이 더해져 민감한 시기의 아동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준다. 학교 친구들에게 알리기조차 꺼리는 보육시설 아동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복지시스템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상승하는 체감물가에 그룹홈마다 심각한 운영난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그룹홈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생계비로 1명당 매달 58만원을 지원한다. 생계비에는 식비와 교통비, 의료비, 교육비가 포함된다. 여기에 지자체가 매달 운영지원비로 35만원을 주는 것을 더하면 실지원금은 93만원 수준이다. 월 100만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는 정상 운영이 어려운 실정으로, 최근 물가가 치솟으면서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홈 보육 교사들의 열악한 처우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룹홈에는 1~2명의 사회복지사 겸 보육교사가 24시간 상주하며 가정당 최대 7명을 돌본다. 사회복지사 2급 이상 자격을 갖추고 있으나 일반 복지시설이나 보육시설보다 급여 수준이 낮다. 아이들과 24시간 같이 생활해야 하는 현실에도 불구,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는 실정이다. 일부 지자체가 이 같은 사정을 알고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나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아동보육시설은 제자리 수준이나, 그룹홈은 시설 수와 수용인원이 계속 늘고 있다. 수혜자들의 자발적 선택에 따른 결과다. 운영비 지원을 늘리고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해 그룹홈이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내 집같이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한 아동은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확대가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