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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전광판에는 이날 원/달러 환율 1천380원이 표시돼 있다. 2022.9.8.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년5개월만에 처음으로 1천380원을 돌파하면서 경기도내 수출입 중소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공식도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값 상승으로 무색해졌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천380.8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보다 3.4원 하락한 수치지만 원·달러 환율이 1천380원을 넘어선 것 자체가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4월 이후 13년5개월 만이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전문가들은 곧 1천400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례적인 고환율이 이어지자 해외로부터 물품을 수입하는 경기지역 기업은 물론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들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해외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량 증가로 이어지는 게 정설이지만, 최근에는 수출기업들의 표정도 어둡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재료 가격은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제품단가는 변함이 없어 오히려 손해를 입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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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위생용품을 제조해 해외로 수출하는 회사(화성시 소재)를 운영하는 A씨는 "중국에서 원재료를 들여와야 완제품을 만들 수 있고, 그래야 해외로 수출할 수 있다. 그런데 원재료 가격이 터무니없이 올랐다"며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제품 단가도 올라야 하지만, 단가는 올려주지 않아 수출 기업들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수출기업 대표 B씨는 "환율이 오르는데 다른 부대비용마저 오르니 가격 경쟁력이 전혀 없다. 환율이 오른 만큼 인건비, 유류비, 원재료 가격 등 다른 가격도 다 올랐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것도 옛말"이라고 토로했다.

수입 기업들의 어려움 역시 큰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고환율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의 장기화와 미국의 고강도 긴축, 유럽 에너지 대란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원·달러 환율은 시스템 리스크라고 보기 어렵다. 정책의 힘으로 단기간에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며 "단기간에 낮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