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을 편성한 정부가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예산을 60% 넘게 삭감했다.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산업단지의 노후화된 공장에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을 결합한 자동화 설비와 시스템을 도입해 고도화하는 정책이다. 인천의 경우 남동·부평·주안산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노후·영세한 공장이 밀집돼 있다. 이들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됐다.

정부는 2023년도 예산안에서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비를 1천57억원으로 편성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스마트공장 사업의 내년도 예산을 3천억원으로 계획했으나 기획재정부가 60% 이상 삭감한 탓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으로 올해까지 전국 2만5천여개 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다. 인천에서 스마트 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올해 기준으로 1천622곳이다. 인천에 등록된 전체 공장 1만2천개의 13.5%에 해당한다. 지원사업의 효과도 좋아 최근 4년 사이 사업을 신청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2019년에는 210개 기업을 선정하는데 246개 기업이 지원해 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108개 기업을 지원하는데 이미 265개 기업이 신청서를 내 2.4대 1까지 올랐다. 신청기간이 올해 12월까지 예정돼 있어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관계기관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탄소 중립과 환경·사회·지배구조의 영향이 커지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생존환경은 더욱 척박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기업 스스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부의 대표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 대해 민간 주도 경제를 뒷받침하는 미래 대비 투자에 상당한 무게 중심을 뒀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전문 인력양성, 차세대 연구·개발 등이 핵심이다. 이런 미래 산업에 '쌀'과 같은 역할을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산기업 대부분이 중소업체다.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예산 삭감은 결국 미래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회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정부가 간과한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예산이 반드시 증액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