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구성을 완료한 가운데 이날 발표된 '비대위 시즌2'에도 경기·인천 지역 정치인들이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1기 주호영 비대위 인선에서도 지역 인사들이 빠져 경인 지역에 대한 '무관심'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샀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9명 규모의 비대위 인선을 발표하고, 오후 상임 전국위원회를 열어 6명에 대한 추인 절차를 밟았다.
정 위원장이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고 하지만, 경기와 인천을 대표하는 비중 있는 인사는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게 지역 정가의 지적이다.
"주호영호 이어 '무관심' 도 넘어
지역안배 고민 흔적 안보여" 지적
지명직 비대위원 6명은 원내 김상훈(대구)·정점식(경남)·전주혜(광주)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원외에는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과 김행 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 김병민 서울 광진갑 당협 위원장 등이다. 일부 언론에서 김종혁 대변인을 경기지역 인사로 분류하고 있지만, 경기지역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지역 정가의 인식이다.
이번 인선에서 3선의 유의동(평택을) 의원은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의 경우 비대위 구성 자체를 반대하는 소신파여서 비대위에 몸을 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의원 외에 다른 인사들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 모습이다.
현역 의원의 숫자가 적다고 하지만, 3선 기초단체장을 지낸 의원과 행정관료 출신도 있고, 재선 의원 출신의 김명연(안산 단원을)·홍철호(김포을) 등 원외 당협 인사들도 있지만 이번 비대위 하마평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지역 인사가 철저히 배제되면서 지역의 주요 현안이나 정치적 이슈에 지역이 배제되고, 방치되는 모습까지 연출되고 있다.
심지어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경기 지역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바람에 전국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 조차 구성하지 못하는가 하면, 경기도의회 대표단에 저항하는 등 갈등이 확산되고 있으나 중앙당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소신파' 3선 유의동은 제안 고사
김명연·홍철호 등 거론조차 안돼
국힘, 지역 현안·정치 이슈 '방치'
이날 발표된 6명에 더해 당연직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그리고 정 위원장까지 9명이 비대위를 꾸리게 되는데, 김석기 사무총장과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유임됐다. 주호영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으로 기용됐던 충청 출신의 엄태영 의원은 이번에 조직부총장을 맡았다.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강원도 출신 노용호 의원에게 돌아갔다.
도내 한 원외 인사는 "지역 안배와 통합과 균형을 중시했다고 하지만, 고민한 흔적이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의 효력 등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한 심리가 또다시 '인용'될 경우 당 비대위의 존립은 또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