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취임 후 첫 산하기관장 인선부터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민주 민선 8기 경기도지사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이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월드컵관리재단) 사무총장에 내정됐는데, 그가 과거에 몸담았던 회사가 월드컵관리재단 위·수탁사업 등에 응찰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해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인수위 출신 보은인사라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야당은 이민주 내정자의 임명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또 한 번 인사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이민주, 수탁사업 응찰 회사 경력
이해충돌 지적… 野 '불인정' 입장
李 "나온지 한참… 퇴직 이후 응찰"
14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재단 사무총장은 월드컵관리재단 사무처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 내정된 이민주 전 인수위 대변인은 1995년 지상파 민영 SBS 공채 기자로 2016년까지 근무한 뒤 스포츠마케팅업체인 (주)갤럭시아에스엠(SM) 부사장을 지냈다. 2018년 5월 말께 퇴사한 그는 이후 박원순 전 서울특별시장 공보특보, 20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이재명 후보 공보특보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 내정자의 경력 중 스포츠마케팅업체 임원을 지낸 점에 대해, 체육계에서는 이해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해당 회사는 지난 2018년 8월 A체육시설관리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감정가 23억원 규모의 월드컵관리재단의 스포츠센터 위·수탁 운영사업자 선정에 응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낙찰을 받지는 못했지만, 관련 업체의 임원을 지낸 만큼 향후 관련 사업 등에서 오해의 소지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이 내정자가 체육행정계에 몸담은 적이 없고 정치권 인사로 분류되는 상황이어서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측근인사, 보은인사, 깜깜이 인사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비판 논평을 통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강조한 공정성이나 업무 관련 전문성을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며 "김 지사가 공언한 인사 원칙을 스스로 깨뜨리고 있다. 부적절한 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공개 검증을 피하려는 꼼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회사를 나온 지 꽤 됐고, 응찰도 퇴직 이후에 있었던 일이다. 공공기관에서 일하게 되면 사적인 인연으로 치우칠 수는 없다"며 "아직 확정이 아닌 내정 단계여서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