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을 앞두고 가스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움직임이 갈수록 심화하는 탓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이 지난달 31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유럽행 가스관 노르드스트림1 정비에 나서 당초 이달 3일부터 가스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2일 가즈프롬은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 재가동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노르드스트림1 가스관은 유럽대륙 가스공급의 중추(中樞)로 지난해 유럽의 러시아 가스 수입물량 가운데 35%가 노르드스트림1을 통해 운반됐다. 유럽 각국이 수입선 다변화 등 에너지 확보를 서두르면서 아시아시장의 가스 가격을 끌어 올렸다. 13일 현재 동북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선물가격이 지난달 말 100만 BTU(열량단위) 당 53.950달러로 1년 전(18.220달러)보다 무려 20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또 지난 7일 러시아는 미국 주도의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동참을 고려 중인 한국에 대놓고 제재 엄포를 놨다. 사할린에서 들여오는 천연가스 물량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지난 7일 호주의 천연가스 수출제한 검토 소식은 설상가상이다. 호주 불공정거래 규제 당국인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자국 동부 해안지역의 내년도 가스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하면서 LNG의 수출제한 조치를 자국 정부에 공식 요청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나라별 LNG 수입액은 호주가 60억 달러로 1위이며 카타르 36억 달러(2위), 미국 25억 달러(3위), 오만 23억 달러(4위), 말레이시아 22억 달러(5위) 등이다.
이미 예고된 다음 달의 도시가스료 인상이 주목된다. 국내의 LNG 수입을 전담하는 가스공사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져 인상 폭이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가스요금은 이미 20% 가까이 오른 터라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게 생겼다. 더 걱정은 올겨울의 가스대란 우려이다. 산업부는 국내 천연가스 도입물량의 80% 이상은 장기계약이라 수급엔 문제가 없단다. 필요할 경우 국내 LNG 수입의 20%를 점하는 민간 LNG 직수입 기업들과의 공조 등 다양한 대책까지 마련했다며 시중의 불안을 일축했으나 안심은 금물이다. 고단한 서민들의 따뜻한 겨울나기가 관건이다.
[사설] 철저한 대비책으로 올겨울 가스대란 막아내야
입력 2022-09-14 19:34
수정 2022-09-14 19:34
지면 아이콘
지면
ⓘ
2022-09-15 19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