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문화재가 어떻게 보존되고 관리돼야 하는지, 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지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됐는데 이는 '태실'에 대한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더욱 피부로 와 닿았다.
태실을 취재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태실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심심찮게 받은 것 같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태실의 존재는 아직은 생소하고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었다. 이상하게도 태실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관심받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현황을 조사하고, 발굴해서 체계적인 기록을 남기게 된 지는 몇 년이 채 안 됐으니 말이다.
그러는 사이 태실이 묻혀 지명이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을의 이름이 사라질 뻔하기도 했고, 수많은 태실이 없어지거나 유물을 도굴당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또 발견된 태실 대부분은 훼손된 채 방치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태실의 흔적을 찾고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탄생부터 삶, 죽음으로 이어지는 인간 생애의 원리 속에서 태실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비는 것뿐 아니라 나라의 운까지 연결되는 조선왕실의 중요한 문화였다. 이러한 태실을 문화재로 지정해 체계적인 관리를 받게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 문화재에 관심을 갖고 그 가치와 중요성을 공유하는 일은 어쩌면 옛 문화유산과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 아닐까.
/구민주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kumj@kyeongin.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