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첫 중고차 시장 진출 무대로 기존의 전국 최대 시장이 있는 경기도를 택하면서 지역 업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안성지역의 2만6천㎡여 규모 부지 매입에 나섰으며 수원과 인천에서도 부지를 찾고 있다.
15일 현대자동차와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이하 경기도매매조합)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안성교차로(IC) 인근에 있는 2만6천㎡여 부지의 매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정부의 생계형적합업종 미지정에 따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진 이후 현대차가 첫 주자로 시동을 건 것이다.
현대차는 안성 부지 매입을 마치는 대로 중고차 매매사업을 위한 시설을 조성한 뒤 빠르면 내년 중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천을 포함해 전국 최대 중고차 시장이 조성돼 있는 수원지역에서 기존 SK V1 motors, 도이치오토월드 등 복합매매단지 인근 부지를 중심으로 관련 시설 조성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조성 후 이르면 내년 시작
수원·인천서도 잇따라 땅 매입
道매매조합 "매출 큰 타격" 우려
경기도매매조합 등 기존 중고차 업계는 현대차의 관련 시설 조성 등 시장 진출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당장 업계의 중고차 매물 조달은 물론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건 물론 결국엔 대기업이 지역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다.
엄태권 경기도매매조합장은 "사업조정에 따라 정부가 대기업에 판매대수 제한 등 권고를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그간 현대차 등 대리점에서 조달하던 물량의 차질은 물론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홍보 등에 대기업과 소상공인 업계 간 인식 격차로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 현대차를 시작으로 다른 대기업까지 진출하는 날엔 지역 업계는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 안성에서 사업에 나서는 걸 목표로 수원·인천에서도 부지를 물색 중"이라며 "최대한 기존 업계와 상생할 방안을 모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