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힘들었는데 요즘엔 더 어렵지. 석 달 전쯤엔 골판지 값도 90원으로 떨어졌어
지난 16일 오전 10시께 수원 매산시장에서 만난 홍모(73)씨는 새벽부터 주운 상자와 공병을 손수레에 단단히 묶고 있었다. 수원역 주위에서 남편과 함께 폐지를 줍는 홍씨는 평소 주변을 한 바퀴씩 돌던 것을 최근에는 두 바퀴씩 돈다. 고물상에서 1㎏에 100원 남짓 쳐주던 폐지 가격이 90원이 됐기 때문이다.물가와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빈곤 노인의 대표 생계 수단인 폐지 줍기, 이 가격만 반대로 떨어지고 있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의 재활용가능 자원가격조사에 따르면 1㎏당 폐지(골판지) 가격은 지난해 12월 152.5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올 6월 137.1원, 7월 136.1원, 8월 125.1원으로 하강세가 역력하다. 현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여기서 20~30원가량 더 낮다.
"새벽부터 전통시장 돌며 모으지만
석달전 골판지값 1㎏에 100→90원"
노부부 온종일 작업 고작 2만원 벌어
석달전 골판지값 1㎏에 100→90원"
노부부 온종일 작업 고작 2만원 벌어
고물상업자들은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폐품 가격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수원역 도청사거리 인근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폐지나 공병이 귀하다고 해서 달러, 주식처럼 값이 폭등하진 않는다. 고물상도 영세업체들이 많아서 불경기일수록 값을 안 쳐주기에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양 남부시장 근처 재활용 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경제 논리랑 이곳 바닥(폐품업계) 물가는 다르다. 인건비, 장비 유지비, 임대료 등이 포함돼서 온라인 가격보다 낮은 것"이라고 했다.
㎏당 10원 하락도 폐지 줍기가 생계 수단인 빈곤 노인들에겐 큰 타격이다.
특히 홍씨 부부는 중국 국적이라 공적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그는 "월세가 30만원인데, 남편이랑 온종일 돌아다녀야 2만원 정도 번다. 우리는 지원금 같은 게 안 나와서 고물상에 계속 왔다갔다 한다"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야 하는데 10원이 떨어져서 속상하다"고 이야기했다.
수원역 도청사거리 인근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폐지나 공병이 귀하다고 해서 달러, 주식처럼 값이 폭등하진 않는다. 고물상도 영세업체들이 많아서 불경기일수록 값을 안 쳐주기에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양 남부시장 근처 재활용 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경제 논리랑 이곳 바닥(폐품업계) 물가는 다르다. 인건비, 장비 유지비, 임대료 등이 포함돼서 온라인 가격보다 낮은 것"이라고 했다.
㎏당 10원 하락도 폐지 줍기가 생계 수단인 빈곤 노인들에겐 큰 타격이다.
특히 홍씨 부부는 중국 국적이라 공적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그는 "월세가 30만원인데, 남편이랑 온종일 돌아다녀야 2만원 정도 번다. 우리는 지원금 같은 게 안 나와서 고물상에 계속 왔다갔다 한다"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야 하는데 10원이 떨어져서 속상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새벽 6시부터 주운 폐지를 팔러 고물상에 온 김모(84)씨도 "우리 식구들은 '외식'이라는 것을 모른다. 시장 가서 나물을 사려 해도 요즘엔 비싸서 잘 안 사 먹는다"고 사정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사회복지체계를 보다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우리 사회 복지제도에서 선정 기준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게다가 빈곤 이주민 노인은 아예 제외된다"며 "낮은 보장 수준과 까다로운 선정 기준을 보완하고, 이주민을 배제하기보단 도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