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RE100에 가입하고 30년 만에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탄소중립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결국 뛰어난 기술력이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초격차 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TV등 저전력기술 적용
첨단분야 '초저전력 반도체' 사용
지난 15일 '신환경 경영전략'을 제시한 삼성전자는 이튿날 관련 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가 앞세운 탄소중립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친환경 혁신 기술을 소개했다.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전자제품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 소비량을 2019년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사용자가 해당 전자제품을 이용하면서 손쉽게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싱스 홈라이프' 기능 도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AI(인공지능) 기술을 토대로 월말 목표 전력 사용량에 맞게 에너지 사용 모드를 조절하는 것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초격차 기술을 통해 전력을 절감하는 게 핵심이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데 드는 에너지량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초저전력 반도체를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만큼 뛰어난 제품 개발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이에 초격차 D램 공정과 설계기술 적용으로 차세대 컴퓨팅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전력 절감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오염물질 환경에 미미한 수준으로
재활용 체계 180여개국으로 확대
동시에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204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배출하겠다고 했다. 그동안에도 관련 법상 기준의 30% 이하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해 왔지만 앞으로는 더 엄정하게 이를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수질오염 물질은 방류하는 하천의 상류 수질 수준으로 배출하고, 대기오염 물질은 국가 대기질 목표 수준으로 배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폐어망을 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제품에 적용해온 삼성전자는 이 같은 행보에도 더욱 주력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재생 레진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공급업체를 발굴하고 사내전문연구소와 연구 개발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제품에서 수거한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고, 이를 다시 신제품에 적용하는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점도 부연했다.
이와 함께 폐제품 수거 체계를 기존 50여개국에서 삼성전자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180여개국 전체로 2030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런 체계가 폐전자제품으로 인한 환경 영향이 심각한 해외 다른 국가들에도 순환 경제 기틀을 마련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 측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환경 경영 비전 제시는 1992년 '삼성 환경 선언' 이후 30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2030년까지 TV 등 가전 부문(DX)에서 탄소중립을 먼저 달성하고 반도체 부문(DS)을 포함한 전체 부문에서의 달성은 2050년을 목표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종 환경 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7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DX·DS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대표이사 명의로 낸 메시지를 통해 "여러 어려움에도 오랜 기간 축적한 환경 경영 노하우와 기술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중장기 환경 전략을 실행해 글로벌 환경 위기 해결에 동참하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모멘텀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