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의를 앞둔 경기도의회가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그런데 여·야가 겨냥한 검증의 대상을 다르다.
국민의힘은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2차 경기도 추경안을, 더불어민주당은 민선 5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임기 첫 경기도교육청 추경안을 겨냥한 것인데, 혹시나 '편 가르기' 식 예산 심의가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도의회는 2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제363회 임시회를 열고 집행부가 제출한 추경안 심의 등을 진행한다. 도와 도교육청이 도의회에 제출한 추경안은 각각 6천282억원, 5조62억원 증액한 규모다.
여야는 이구동성으로 '민생 경제'를 말하면서도 집행부가 편성한 추경안이 적절한지 따져보겠다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오늘부터 심의 '편 가르기'식 우려
국힘 "김동연 지사 민생 반영 미비"
민주 "임태희 교육감 예산 살필것"
국민의힘은 민선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2차 추경안이 민생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미연(용인6)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겸 예산결산특별위원은 "농정위 소관의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연구용역(9천500만원) 예산은 기존의 연구용역에 포함돼 있었는데, 중복되는지 검토도 없이 지난 1차 추경 때 포함시켰다가 중복사실을 인지한 집행부가 2차 추경안을 통해 전액 삭감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해당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가 면밀히 확인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중복사업 또는 1차 추경 때 제외됐던 사업을 어떠한 수정도 없이 그대로 다시 가져온 게 있다며 모두 삭감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호동(수원8) 예결위 위원도 "경기 둔화로 부동산거래가 절벽을 맞아 취등록세 등 지방세 수입이 급감한 상황이다. 물가도 상승해 깻잎 한장에 100원, 무하나에 4천원인 현실에서 지역화폐발행사업 등을 엄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질세라 도의회 민주당도 민선5기 임태희 도교육감을 향해 엄포를 놓았다. 이날 민주당 대변인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5조원대로 편성된 임 도교육감의 임기 첫 추경안을 언급하며 "방만한 예산인지 들여다보겠다"고 짚었다.
황대호(수원3)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도교육청이 이번 추경안에서 5조62억원이나 증액했는데 매우 큰 규모"라며 "임 교육감이 출범하면서 예산을 방만하게 편성한 것은 아닌지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회기는 11대 도의회 임기 시작 후 도와 도교육청이 모두 추경안을 낸 첫 번째 회기다. 78석씩 팽팽히 나뉜 여야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기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성배·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