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의사 가운데 동물의 진료와 진단, 치료를 담당하는 임상 수의사는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이들은 취급 동물에 따라 대동물(산업동물) 수의사와 반려동물(소(小)동물) 수의사로 분류된다. 대동물 수의사는 시골에서 근무하며 여러 농장에 왕진을 다니는 경우가 많다. 소·말·돼지·양·닭처럼 산업동물을 취급하며 가정에서 키우는 소동물도 치료해준다. 반려동물수의사는 도시에서 근무하며 주로 개나 고양이처럼 작은 동물을 치료한다.
젊은 수의사들의 대동물 임상 기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수의사 부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실제로 경기도 내 등록 수의사는 3천880명이나, 대동물 수의사는 4% 가량인 16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비대칭 편중의 주요인은 소동물 임상에 비해 업무 강도는 높으나 급여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대동물 치료에는 소동물에 비해 50배 넘는 약품이 투입되지만, 젖소 마리당 진료비는 최고 1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도시지역이 아닌 농촌지역에서 근무해야 하기에 자녀 교육이 힘든 여건도 부정적 요인이다. 방문 진료를 위해 꼬박 출장을 다녀야 하고 덩치 큰 소와 말 등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축산물 수입 개방과 인건비 상승, 폐업 농가 증가 등 축산업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젊은 수의사들이 대동물 대신 수입이 많고 근무환경도 편한 고양이와 개 등 소동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대동물 수의사 10명 중 7명은 50대 이상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현 상황이라면 10년 뒤에는 씨가 마를 것이라며 대동물 수의사 품귀 현상을 타개할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대동물 수의사의 처우를 높여주고 근무환경을 바꿔주는 정책적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대동물 수의사를 지자체의 '공수의사'로 위촉해 조류독감 등 가축전염병 예방 업무를 병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동물 수의사는 산업동물을 관리하고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등 축산업 발전에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필수 인력이 태부족하면서 수입개방 등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축산농가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젊은 수의사들이 소동물 임상에 쏠리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해 보인다.
[사설] 10년 뒤면 소·돼지 치료할 수의사 씨가 마른다는데
입력 2022-09-20 19:36
수정 2022-09-2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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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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