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g2.jpg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환율이 나오고 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처음이다. 2022.9.22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함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매출 증대를 노려왔던 여행업계가 10월 연휴 특수를 앞두고 잔뜩 위축된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9.7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1,410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이는 13년 6개월 만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상황이 이렇자 입국 전 PCR 검사 의무 폐지 등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효과를 기대했던 여행업계는 근심이 커졌다.

전자상거래업체 위메프에 따르면 모든 입국자의 입국 전 검사 의무가 폐지된 이후 지난달 31일부터 2주간 해외항공권 거래액을 보면 직전 2주와 비교해 89%가 증가했다. 특히 뉴욕, 파리, 브리즈번 등 장거리 여행지와 방콕, 다낭, 나트랑 등 동남아 휴양지가 주를 이뤄 그동안 막혀있던 여행심리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행 수요 늘었으나 지출 부담 상승
항공업계 무료 환전 '고객 붙잡기'


이런 상황 속 환율 상승은 업계에 악재로 꼽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천100원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불과 1년 만에 300원 넘게 오르면서 환전시 30% 정도 비용이 더 든다.

여행사 대표 김모(50)씨는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은 막혀있던 소비 심리를 해외에서 분출하고 스트레스를 푸는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객들이 많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00여만원의 비용이 들던 여행지도 최근에는 100만원 가까이 금액이 추가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관련 업계는 2년여 만에 찾아온 엔데믹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멈췄던 운항 정상화에 나서면서 공급을 확대하고 있고, 카드사들도 국제선 항공권 구입시 할인 혜택, 환율 우대 100% 무료 환전 등의 프로모션을 내놓으며 고객맞이에 한창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입국 후 PCR 검사까지 폐지된다면 여행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행객들이 환율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