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삼성 평택캠퍼스 신규 공장 건설현장에서 노점상들이 강제 철거 인력들과 충돌했다. 건설현장 근무 인력을 식당이 모두 소화하지 못하다 보니 노점상이 생긴 것인데, 건설 노동자의 여건을 보장하라는 요구와 불법 점유를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첨예하게 맞붙었다.
평택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고덕산업단지 건설 현장 인근 노점상 80여개소에 대한 철거 행정대집행을 실시했지만,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30분 만에 집행을 중단했다.
집회 측은 건설노동자들이 식사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다며 노점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건설현장에서 3만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이 3천여명 밖에 수용하지 못해, 노점상이 없으면 최대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 외부 식당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서 대치
3만명 수용못해 vs 교통안전 위협
삼성 평택캠퍼스는 축구장 400개를 합친 크기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이다.
건설 현장 근무 3일째라는 김모(30)씨는 "점심시간 2시간이 근무 중 유일한 휴식시간인데 오며 가며 1시간 넘게 쓰고, 다시 (건설) 현장으로 이동하는 데만 40분 이상 걸려 숨 돌릴 틈도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점심시간 노점상을 찾은 50대 남성 노동자 김모씨는 "근무 중간에도 쉴 곳이 마땅히 없어서 자주 이용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출퇴근 통행량이 잦은 경로를 노점상이 불법적으로 점유해 교통안전을 크게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보행로가 좁아져 출퇴근길 전동 킥보드 등으로 인한 사고도 늘어난 데다, 식자재를 운반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도로변을 차지해 교통 체증이 심각해졌다는 설명이다.
삼성 평택캠퍼스에 근무하는 A씨는 "그 구간을 통해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도로가 위험해지고 환경도 어수선해져서 불만이 많은 분위기"라고 했다.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거듭되는 만큼 평택시는 강제철거 방침을 유지할 예정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고자 철거를 중단했지만 관련 민원이 수년째 거듭되고 있어 향후에도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호·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