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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지역 조폭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있다. /경기남부청 제공

지난 2월 이천시의 한 장례식장 앞에 검은 정장을 맞춰 입은 남성 수십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의 정체는 이천지역에 기반을 둔 폭력조직 '이천연합파' 소속 조직폭력배였다. 조직원 중 1명의 장례식에 참석한 조폭 무리가 두목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는 장면은 이들의 범죄를 뒤쫓던 경찰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천연합파는 '과거의 영광(?)'을 재건하자고 의기투합한 지역 조폭들이 지난 2015년 결성한 범죄단체로, 이천지역은 과거 '생활파', '새생활파' 등의 조직폭력배가 활개를 치다 경찰에 일망타진 된 전력이 있는 곳이다. 이들은 최근까지 세력을 과시하며 지역민 등을 상대로 협박, 공갈, 폭력 등을 행사해 왔다.

이들은 특히 특정 사업 분야의 이권에 개입해 운영비나 보호비 명목 등으로 돈을 빼앗았는데, 보도방 업주뿐 아니라 배달대행업체 사무실도 범죄의 타깃이 됐다.

이천 지역민 상대로 협박·공갈
연합파 두목·조직원 '일망타진'

그러나 이천연합파의 범행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이천연합파의 범행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1년 2개월여 간의 수사 끝에 조직 두목을 포함한 조직원 수 십명을 무더기로 붙잡았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천연합파 두목 A씨 등 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조직원 41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15년 신흥 폭력조직을 결성한 뒤, 지역 내 다른 조직과 세력 다툼을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관내 보도방 업주들에게 '보도협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정상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협박, 보호비 명목으로 2천만원 상당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성남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국제마피아파 범죄수익금 추징

한편 경찰은 9천억원 규모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온 성남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B씨 등 59명도 검거했다. B씨 등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올해 초까지 몽골, 필리핀 등 해외에 콜센터 사무실을 갖추고 9천억원 상당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다.

경찰은 B씨 등 17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입건된 42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또 이들의 범죄수익금 78억9천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