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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문화체육레저팀장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 '임산부의 날(10월10일)'이다. 법정 기념일이지만 축하하고 기념한다는 의미보다는 반등할 기미 없는 합계 출생률에 경각심을 되새기는 날이라는 느낌이 크다.

지난해 임산부의 날 즈음해서 합계 출생률이 0.84명(2020년 기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렸다. 당시 이 수치가 최저점이기를 바랐지만, 올해 들린 소식은 0.81명(2021년 기준). 우리가 마주한 이 숫자가 최저점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합계 출생률을 언급하며 인구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세종정부청사 국무회의에서 "지난 16년간 인구문제 해결에 28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5명까지 급락했다"며 "출산율을 높이는 데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인구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시작으로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얼마나 새롭고 힘 있는 정책으로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그간 출생률 관련 정책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큰 기대가 생기지 않는다. 


280조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 0.75명
아이와 새로운 즐거움 찾을 수 있는 환경 중요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출생률 관련 정책에 약간의 반감 비슷한 감정이 있다. 각종 출생률 정책의 배경에는 개인의 행복보다는 아이를 낳아서 나라에 이바지해달라는 계산이 앞선다고 느끼는 내 꼬인 심사가 작용한 탓일 것이다. 물론,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공급 등 각종 지원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또 환영한다. 개인의 행복이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든 방법은 같을 수 있지만 나라를 앞세우면 내 삶과 괴리가 생긴다. 출생률 문제가 개인 선택의 총합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개개인의 인식에 집중해야 한다.

합계 출생률 산출에 포함된 세대로서 말하자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우리 아이가 나라를 위한 도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없다. 치열한 경쟁 속에 떨어져 자기도 모르게 나라를 이끌어나가는 존재가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더욱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의 삶은 우리의 삶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싶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는 내 삶이 더욱 행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으면 좋겠다.

경험적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사회적으로 단절이 생긴다. 잘 다니던 직장에서, 자주 만나던 친구들 사이에서, 취미생활에서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FOMO(Fear of missing out·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라는 단어로 지금의 저출생 문제를 풀어보면 지금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사람들과의 연결, 그 이전에 타인에 뒤처지지 않는 것인데, 아이로 인한 단절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저출생 극복 방안' 인구 그래프 반전 기대
가정이 행복해지는 방법 무엇인지 고민할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페나 음식점 등에 노키즈존을 없애고 클래식 공연장의 문을 열어 놀이터로 허용하자는 말이 아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이를 받아주는 사회적 분위기, 아이와 함께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회가 운영하는 '저출생 극복 사회연대회의'의 저출생 극복 해결 방안이 인구 그래프의 반전을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경기지회는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계, 시민사회단체, 교육계, 의료계, 종교계, 언론계, 공공기관 등 19개 기관·단체와 함께 '저출생 극복 사회연대회의'를 구성해 2010년부터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홍보와 저출생 인식개선 및 분위기 조성 등에 나서고 있다. 또 경기지회가 진행하는 '아빠하이'와 같은 남성양육자들을 위한 육아 네트워크 프로그램 등이 남녀의 육아 공동책임을 넘어, 아이와 함께 새로운 문화를 즐기고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소외감과 싸우는 육아가 아니라 함께 해서 즐거운 육아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본다.

'출생률=행복을 추구하는 개인 선택의 총합'이라는 점에서 가정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김성주 문화체육레저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