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이든 탈락이든 결과가 나와야 신혼집 계획을 세우는데 결과가 언제 나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오류 사태가 신혼부부·사회초년생과 같은 청년층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 중순께 당첨자 발표가 예정됐던 신혼희망타운(이하 신희타) 행복주택의 발표일을 연기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오류로 자산 요건 등을 검증할 기본 자료를 받을 수 없게 되면서다. 경기·인천지역에선 시흥장현 A9(410세대)와 수원당수 A3(134세대) 등 지난 6월 말 이후 공고된 물량이 대상이다.
이에 LH 경기본부는 지난달 말부터 서류제출대상자에게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통 오류에 따른 입주자격 검증자료 수신 지연으로 당첨자 발표 일정 등이 부득이하게 연기된다. 양해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공지했다.
경인지역 시흥장현·수원당수 대상
신혼도 차질 "당첨도 탈락도 감감"
개발자 인력 이탈에 정상화 의구심
상황이 이렇자 결혼을 앞둔 청년 무주택자들의 주택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내년 결혼을 앞둔 A씨는 "당첨은 둘째치고 언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일정을 잡을 수가 없다. LH 잘못도 아니다 보니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희타뿐 아니라 다른 임대주택 발표일정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는 데 있다. 자산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자료가 유일한데, 정상화 일정이 미정이다 보니 LH 입장에서도 언제쯤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LH 경기본부 관계자는 "자료가 와야 소득 검증을 하고 당첨자를 추려낼 수 있는데, 자료가 없다"며 "시스템 정상화에 달려있어 얼마나 늦어질지 안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데 있다.
시스템의 개발을 맡은 LG CNS 김영섭 대표이사는 지난 6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10월 중 시스템이 대부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개발자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달 내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노대명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달 안에 정상화가 가능한가"라는 질의에 "9월말 이후 현재까지 61명의 개발자가 이탈한 상황"이라며 "컨소시엄 내부 또는 외부에서 개발인력을 구해서 충원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기능이 작동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덧붙여 "차세대 시스템 개통 이후 오류로 복지시스템을 사용하는 국민들과 지자체, 사회복지시설 이용자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해 사과드린다"며 "국민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시스템·기술 지원을 위해 전사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