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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에서 만난 주민 김경수씨가 바다 쪽을 가리키며 지난 14일 있었던 북한 포격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10.16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북한의 서해 포격 훈련 등 도발 행위로 남북 긴장이 고조되면서 서해 5도 중 하나인 연평도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대북정책 등을 잘 추진해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게 주민들의 바람이다.

16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에서 만난 최동희(72)씨는 이틀 전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14일 오후 6시 정도에 포 소리가 들려 우리 군의 훈련인 줄 알았는데, 익숙한 소리가 아니었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북(북한)에서 쏜 거였다"고 했다. 이어 "대여섯발씩 쏘고 잠깐 쉬고 다시 대여섯발씩 쏘고, 그렇게 30분 정도 포 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고 했다.

주민 김경수(70)씨는 "우리 집 유리창이 (포 소리에) 흔들릴 정도였다"며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우리가 적극 대응했으면 한다"고 했다.

"조업 중인 선박 귀환" 급보도
항상 짐 싸놓고 생활… 고통 커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4일 오후 5시20분께부터 7시께까지 소연평도에서 멀지 않은 서해 해주만 일대에서 90발, 서해 장산곶 서방 일대에서 210여발 등 390여발을 쐈다. 낙탄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완충구역이다. 이 구역에선 포 사격 훈련 등을 할 수 없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최동희씨는 "어제(15일) 오후엔 군(軍)에서 '조업 중인 배들은 돌아오라'는 내용을 알려와 급히 돌아오기도 했다"며 "제1·2연평해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을 거치면서 이곳 주민들은 항상 작은 짐을 싸놓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이북(북한)과의 관계를 잘해서 큰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게 우리 주민들의 바람"이라고 했다.

대연평도 주민 차재근씨는 "포격 당시 꽃게 따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포격) 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랐다"며 "함께 있던 노인분들은 보따리를 싸놓고 와야 한다며 집에 가야 한다고 했다. 노인분들 고통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연평도 여객선 운항 문제 해결, 노인 의료비 전액 지원, 조업 일수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날 대연평도와 소연평도 등을 찾아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눈 유정복 인천시장은 "주민들 요구 사항이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연평도 등 서해 5도의 특수한 문제를 개선하고, 이 지역을 지키고 있는 주민들에게 보답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연평도/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