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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배 정치부 기자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중동 국가 파병 부대로 함께 실사를 떠났던 양당의 당직자 대표들이 경기도당 사무처를 대표하는 수장으로 다시 만났다.

이재휘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사무처장과 서보성 국민의힘 경기도당 사무처장은 2019년 6월 일주일 일정으로 남수단과 레바논의 유엔평화유지군(PKO)으로 각각 파병한 한빛부대와 동명부대를 찾은 '전장 동지'였다.

서보성 처장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연달아 치렀고, 이재휘 처장은 지난달 중앙당에서 도당으로 발령받았다. 전장의 동지가 양당의 경기지역 정당 사무를 총괄하는 역할로 3년 만에 조우했다.

유례없는 78 대 78 여야 동수 의석 수로 11대 경기도의회가 팽팽한 긴장감을 지닌 만큼 양당 도당 처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둘은 장외에서 협치를 꿈꾼다. 실제로 둘은 최근 수원 모처에서 만나 빗발치는 총탄을 피해 장갑차를 탔던 경험 등 남수단과 레바논에서의 추억을 공유하며 회포를 풀었다.

도당 사무처장은 지역 정가의 여론을 좌우할 뿐 아니라 선출직 지방의원들의 장내 의정활동에서 좀체 풀리지 않는 문제를 조율하고 실마리를 찾아가는 역할을 한다. 양당 도당 처장의 '전우애'를 기반으로 한 상호 신뢰가 지역의 당원 조직 관리와 정책 제안, 의정활동 조력 등 도당의 주된 기능과 별개로 지역 정가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리라는 희망이 엿보인다.

여의도 국회에선 매 순간 상대의 잘못을 들춰내고 자기 잘못을 감추는 말의 공방이 이어진다. 정당은 정치에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일 뿐인데, 우리 정치는 상대에 대한 혐오와 갈등을 내부 응집의 원동력으로 삼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라는 단어만 들어도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다.

그들의 불행을 우리의 행복 삼아 즐거워했던 시간은 과거에 묶어두고 상대 정당에 대한 인정과 이해, 협력이 절실하다. 양당 도당 처장의 브로맨스가 지역 정당 정치와 지방자치 발전에 큰 획을 긋는 마중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손성배 정치부 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