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따른 포격 훈련 등 도발 행위로 서해 5도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4일 오후 5시20분께부터 7시께까지 소연평도에서 멀지 않은 서해 해주만 일대에서 90발, 서해 장산곶 서방 일대에서 210여발 등 300여 발을 쐈다. 탄착 지점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서해 해상완충구역이었다. 이 구역에선 포 사격 훈련 등을 할 수 없다. 북한이 9·19 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북한의 합의 위반 행위가 자행되고 이틀이 지난 16일 유정복 인천시장은 대연평도와 소연평도를 찾아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과 만났다. 유 시장은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특별행정구역'으로 격상하고 특단의 행정과 재정, 안보지원 체계 수립을 약속했다. 서해 5도 주민들에게 현재 수준보다 확대된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주생활지원금 확대와 함께 2027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백령공항 건설', 서해 5도 운항 여객선에 대한 준공영제 도입 등 도서지역 주민들의 생활·교통 편익 증진도 꾀하기로 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평소 작은 짐을 싸놓고 지낸다고 한다. 유사시엔 이 짐만 챙겨서 최대한 빨리 대피소로 몸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번 북한의 도발 때 포성이 이어지자 대연평도에서 꽃게 작업을 하던 한 노인은 보따리를 가지러 집에 가야 한다고 했단다. 같은 시각에 소연평도 주민들에겐 정확한 상황이 전달되지 않아서 주민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연평도는 섬 내 비상 방송으로 포격 상황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이와 연동된 소연평도 내 비상 방송 스피커는 고장이 났던 거였다. 포성이 이어지던 2시간여 동안 정확한 상황을 몰라 답답했던 소연평도 주민들은 뉴스 등으로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서해 5도는 남북이 대치 국면에 놓일 때마다 불안과 우려가 큰 지역이다. '특별행정구역' 지정 등 행정·제도적 지원과 함께 주민들이 일상에서 느낄 불안과 우려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피소 확충과 현대화 사업 등을 완료하고 대비 시스템을 완벽히 갖춰야 한다. 이번 소연평도 내 비상 방송 스피커의 고장 등은 앞으로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인천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통합 방위 태세를 철저히 확립하겠다"는 유 시장의 약속은 100% 이행되어야 한다.
[사설] 주민불안 커진 서해5도 특별행정구역 지정해야
입력 2022-10-17 19:53
수정 2022-10-1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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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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