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급식노동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음에도 정작 도교육청은 급식노동자 건강검진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급식노동자 산재 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의 급식노동자는 1만5천여 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발생한 급식노동자 산재 건수는 역시 371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학교 급식실에서 12년 동안 일하다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산재가 처음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학교 급식노동자 가운데 55세 이상이거나 급식 업무 경력이 10년 이상인 현직 노동자는 저선량 폐 CT 촬영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을 만들었다.
현재까지 대구, 광주 등 6개 시도교육청이 검진을 완료했다. 검진을 받은 급식노동자 5천956명 중 약 30%인 1천748명이 이상 소견을 받았다. 4단계 이상의 '폐암 의심' 소견이 나온 노동자는 61명이었다.
검진 대상자가 1만여 명인 도교육청에 앞서 검진을 실시한 지역의 결과를 적용할 때 폐암 의심은 100여 명, 이상 소견자는 3천여 명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서 종사자들 가장 많은 경기
시작조차 안해… 대책 촉구 '목청'
6개 시·도교육청 이미 검진 완료
그러나 도교육청은 아직 검진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열린 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임태희 교육감은 "그동안 예산이나 조치가 미흡했던 것 같다"며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한 만큼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반영하고, 내부적으로 검진 계획을 세운 상황이다.
이에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는 18일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급식노동자 산재 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추가 검진 지원 등을 요구했다.
임병순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부족한 인력으로 고강도 노동을 하다 보니 산재 사고는 일상이다. 급식노동자는 튀김 조리 등으로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며 "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나올 경우 추가 검진을 지원하고 적정인원 충원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1차 검진이 시행되지 않아, 이를 속히 시행한 후 검진 결과를 보고 추가 검진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검진 기간을 확정하고 대상자 조사까지 끝냈다"고 설명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