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은 현재를 사는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생활지원금 지급 등 피해자·유가족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20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의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선감학원은 40년 전 문을 닫고 사라졌지만, 지방자치 시행 이전 관선 도지사 시대 벌어진 심각한 국가 폭력으로 크나큰 고통을 겪은 생존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 도지사로서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의 넋을 추모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김 지사는 전날(19일) 민선 도지사로서는 처음으로 선감학원 옛터를 찾기도 했다. 김 지사는 "어제 선감역사박물관에서 사진을 유심히 봤다. 그중에는 (선감학원에) 수용되기 전 찍힌 어린아이들이 있었다. 이 아이들은 자신들이 어딜 가는지도 모르고 천진하게 웃고 있었다"고 울먹였다.
이날 김 지사는 기자회견에 함께한 피해자들도 한 명, 한 명 마주했다. 한 피해자는 김 지사의 손을 꼭 잡으며 "이제야 집에 가서 발을 뻗고 잘 거 같다"고 했고 김 지사는 눈물을 흘렸다.
선감학원 진실규명 기자회견 참석
"상처 치유·명예회복에 노력할 것"
"상처 치유·명예회복에 노력할 것"
이번 진실규명을 계기로 김 지사는 피해자·유가족 상처 치유 및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피해자 생활 지원을 위한 '생활지원금' 지급, 피해자 지원센터 확대 운영, 트라우마 해소 프로그램을 통한 일상 회복 및 정신건강 관리, 의료 서비스 내실화, 선감학원 묘역 정비 및 추모비·추모공간 조성 등을 약속했다.
지난달 이뤄진 진실화해위 차원의 유해 시굴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중앙 정부 중심으로 추진하고 도가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도가 추진하려는 대책이 늦어도 내년도 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올해도 벌써 피해자 2명이 사망했고 그중 1명은 생활고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자들이 생활 안정을 찾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며 빠른 대책 추진을 간절히 호소했다.
/공지영·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