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부러져 병원에 가면 엑스레이(X-ray)를 찍는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인체의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인체 내부를 살펴보는 엑스레이도 있지만, 제품의 내부를 미리 살펴보고 품질을 관리하는 '산업용 엑스레이'도 있다.
테크밸리(주)는 산업용 엑스레이 전문업체로, 엑스레이 기술을 이용한 장비를 개발해 해외로 발을 넓히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테크밸리(주)는 세계 최초로 '엑스레이 칩 카운터(X-ray Chip Counter)'를 개발했다. 제품을 투과하는 엑스레이 기술을 통해 테이프 릴(Tape Reel) 안에 있는 반도체 칩(Chip)의 수량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장비다. 과거에는 반도체 칩의 수량을 사람이 일일이 세야 했는데, 해당 장비를 활용하면 10초 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제품을 분해하지 않고 내부를 엑스레이로 투과하면서 부품의 손상·불량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품질, 재고관리 효율성이 높다. 여기에 테크밸리(주)는 제품 관련 데이터와 AI 인공지능을 접목해 실시간 장비 업데이트 시스템을 도입하고 생산관리시스템(MES) 연동 등 차별성을 키웠다.
더 주목할 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테크밸리(주)는 계속해서 장비를 업데이트함과 동시에 장비 가격을 절반가량 떨어뜨렸다. 수입에 의존했던 장비의 주요 부품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가능했던 결과다. 테크밸리(주) 관계자는 "엑스레이 내부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국산화해서 비용적인 면에서도 경쟁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분해없이 투과 품질·재고관리 효율
60~70% 해외판매 베트남 사무소도
'인라인(In-line) 엑스레이 장비'도 테크밸리(주)가 개발한 주요 제품 중 하나다. 테크밸리(주)는 자동검사 소프트웨어의 고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다량의 제품을 자동 검사하는 장비다.
예컨대 카메라를 생산하는 업체의 경우 수십만 개의 카메라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인라인 엑스레이 장비를 이용하면 빠른 검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엑스레이 칩 카운터와 마찬가지로, 고객 맞춤형 시스템인 '알고리즘 소프트웨어'가 도입돼 있다.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 장비의 크기나 불량 기준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테크밸리(주)가 직접 개발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다양한 제품, 검사 유형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 같은 끊임없는 테크밸리(주)의 노력은 국내는 물론 해외 판매율이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백만불 수출의 탑을 달성한 데 이어 2018년 베트남 하노이에 대표사무소 문을 열기도 했다.
테크밸리(주) 관계자는 "해당 장비, 제품을 만드는 업체 입장에서는 기성품을 판매 하는 것이 쉽지만, 고객이 원하면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국산 엑스레이, 자동검사 등 국내의 훌륭한 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