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근로자는 채용을 하고 싶어도 지원조차 없어요."
용인에서 전자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공고를 내고 있지만 지원자가 전무하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중소 제조업체를 기피하면서 회사는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이미 수년 전부터 이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메우고 있고 제조라인에 이들이 없으면 운영이 어려울 정도가 됐다.
A씨는 "한국인 근로자는 모집을 해도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매년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기간이 만료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도내 중소제조업체가 구인난에 시달리며 외국인 근로자에 의지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업'으로 불리는 운수창고업에는 2030세대의 유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구직자의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 청년 지원 줄어 구인난 심각
외국인 근로자에 전적으로 의지
운수창고업, 2030세대 유입 급증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기반해 2017년 9월부터 지난 9월까지 '5년간 업종별 취업자 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운수창고업 종사자는 지난 9월 기준 42만여 명으로 조사됐다. 5년 전 29만8천여명에 비해 12만2천여명 늘어났다.
같은 기간 증가한 운수창고업 종사자가 총 23만9천여 명인 상황에서 연령별로는 20~3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수요가 늘어나며 배달업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수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제조업의 경우 여전히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5년 전(2017년9월) 20~30대 취업자 수는 180만여명이었지만 지난 9월 기준 164만여명으로 15만3천여 명 8.7%가 줄어들었다.
젊은 취업준비생들의 제조업 기피현상과 특정 분야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도내 제조업체는 A씨 회사처럼 운영조차 힘겨운 곳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중소벤처기업연합회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대기업과 임금 격차가 심해져 중소기업들이 구인광고를 해도 청년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소제조업체는 외국인 근로자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이마저도 안되면 운영 전반에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