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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떠난 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0.25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전면 불참하고, 피켓시위를 통해 사정 정국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국회무시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팻말을 손에 들고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을 "민생탄압 야당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 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도 외쳤다.

윤 대통령이 9시 38분께 국회에 도착해 본청 계단을 올라갈 때는 곳곳에서 "사과하세요"라는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애초 윤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설 때, 침묵시위를 벌이기로 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격분해 고성을 쏟아낸 것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을 맞아 환담실로 이동한 뒤 민주당 의원들은 재차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투쟁 강도를 높이면서 '포스트 국감' 정국 상황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모습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윤 대통령을 향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검찰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수사를 이유로 전날 민주당사를 압수수색한 데 대한 맹공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이런 방식으로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 지배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면 이제 우린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며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 이렇게 선언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는 정상적인 정치를 거부하고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정치는 사라지고 폭력적 지배만 남았다. 정치 도의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해 엄중한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의 순방 발언에 대한 날 선 비판도 나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XX'라 멸칭된 야당 의원으로서 최소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러 오기 전에 그 간 막말과 정쟁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매듭 짓길 기대했다"며 "뒤로는 막말 정쟁을 하고 민생을 외면한 채 야당 탄압과 협치 파괴로 입법부를 부정하는데, 또다시 시정연설로 국회를 기만하려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반협치 폭주 앞에 오늘 시정연설을 거부하지만 우리 당은 국민 혈세가 허투로 쓰이지 않도록 내년도 나라살림 예산 심사에 그 어느 해보다 철저하게 더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