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거리 사고 전 모습<YONHAP NO-2202>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부근 도로에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있다. 이날 핼러윈 행사 중 인파가 넘어지면서 153명의 사망자 등 대규모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2022.10.29 /독자제공=연합뉴스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려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것이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직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무질서 상황을 초래하거나 영향을 준 참사의 발단을 확인하고 이를 처벌할 수 있을지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압사 참사에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가 애도를 표시하고 나섰고, 이번 참사로 트라우마를 겪은 직·간접적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빈틈 없이 몰린 사람


=구체적인 사고 경위 등은 경찰과 안전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핼러윈을 즐기려는 적잖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경사진 좁은 골목에 몰리면서 누구 하나 손쓸 새 없이 순식간에 당했다는 것이 목격자들과 소방당국의 공통된 설명이다.

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뒤편인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대로로 내려오는 좁은 골목길이다. 이 좁은 내리막길은 길이 40m, 폭은 4m 내외다. 평소 성인 5∼6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길의 한쪽은 해밀톤호텔의 외벽이어서 사람들이 피할 틈이 없었다.

목격자들은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쳐있다가 갑자기 누군가 넘어지면서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평소 성인 5~6명 나란히 걸을 정도
한쪽은 호텔 외벽… 피할 길 없어


출동한 소방과 경찰도 구조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소방대원과 경찰이 아래에 깔린 피해자를 빼내려고 했으나 사람과 사람이 뒤엉키면서 꽉 끼인 탓에 쉽지 않았던 것이 영상 등으로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이태원 인파로 구급대가 응급 환자에게 도착하는 데 평소보다 오래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커뮤니티의 증언에서는 해당 장소에 있던 일부가 "밀어 밀어"를 외치며 앞사람들을 밀었다거나, 개인 방송을 하는 유명 BJ를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이 모일 걸로 예상되는 행사에는 지자체 등이 사전에 계획을 세워 안전요원을 충분히 배치하는 식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죽음. 이어지는 추모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이곳을 찾은 국민들은 참사 현장인 골목길 입구에 준비해온 국화꽃을 놓고 엄숙히 묵념하며 고인들을 기렸다. 소셜미디어에는 안타까운 심경을 담은 글과 사진, 영상 등이 쏟아지고 있다.

미·영·프 등 전세계서 추모 동참
전국민 트라우마 우려 목소리도


국제사회도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질과 나는 서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면서 "우리는 한국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부상자들이 조속히 쾌유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근 취임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서 "우리의 생각은 이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한 모든 한국인과 현재 (참사에) 대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이태원에서 일어난 비극에 한국 국민과 서울 주민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보낸다"면서 "프랑스는 여러분 곁에 있겠다"고 썼다.

■전 국민 트라우마 우려


=이태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의 현장이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여과 없이 전파되면서 희생자·유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의 트라우마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포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정부, 내달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
용산구 특별재난지역 전격 선포


한편 복지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국가트라우마센터 내에 '이태원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 유가족과 부상자·목격자 등 1천여명에 대해 심리지원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태원 압사 참사'의 아픔을 그리기 위해 오는 11월 5일 밤 24시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됐다. 참사 발생지인 서울 용산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전격 선포됐다. →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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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종·김태성·배재흥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