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출범 이후 도발 수위를 높여온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해 이남을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일 오전 8시 51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다. 이 중 2발은 남쪽이 아닌 방향으로 향했으나, 1발은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로 떨어졌다. 북한은 이날 최소 10발 이상의 다양한 미사일을 서쪽과 동쪽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그동안 해안포와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이 있으나 탄도미사일은 처음이다. 10발 이상 발사도 올해 처음으로, 여러 지역에서 다종의 미사일을 발사한 점도 주목된다.

정부와 군은 민첩하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엄정한 대응을 지시했다. 합참도 "북한 미사일이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 근접에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공군 F-15K, KF-16의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 해상에 정밀사격을 했다. 대응사격을 통해 북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대응 태세,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출근길 발생한 미사일 도발에 공습경보가 발령되면서 한때 상황이 긴박했다. 처음으로 공습경보가 발령된 울릉도에선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주민은 공습경보 사실을 알지 못해 혼선이 빚어졌고, 대피소가 충분치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연평도 포격 이후 정부는 방공호와 대피소를 대폭 확충하겠다고 했으나 여전히 부족하고 열악했다. 주민 대피령이 해제된 이후에도 공습경보가 계속 발령되는 등 위기대처 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우리 영토를 침범한 북의 미사일 도발은 접적지역 군사 충돌을 방지하자는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배한 행위다. 정부와 군이 즉각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대내외 악재가 쌓이고 있는 북의 도발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미군사동맹을 확고히 다지고, 군의 대응 태세와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북 문제는 초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정치권의 합의와 국민들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