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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여주·이천에서 각각 동결과 최소 인하로 쌀 수매가격 결정의 신호탄을 쏴올리자 고심이 깊었던 경기도내 지역농협들이 하나둘 수매가를 낮춰잡기 시작했다. 지역농협마다 손실이 수십억원에 이르는 만큼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경인일보DB
 

지난달 여주·이천에서 각각 동결과 최소 인하로 쌀 수매가격 결정의 신호탄을 쏴올리자 고심이 깊었던 경기도내 지역농협들(10월7일자 26면 보도='벼 수매가' 인하냐, 동결이냐… 농협·농가 갈팡질팡)이 하나둘 수매가를 낮춰잡기 시작했다. 각 지역마다 농민들의 반발이 매우 거세게 일고 있지만, 지역농협마다 손실이 수십억원에 이르는 만큼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24일 화성시명품쌀발전위원회는 수향미의 수매가격을 지난해보다 4천500원 인하한 7만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해당 위원회는 수향미의 생산, 관리, 유통 등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꾸려진 기구인데 지역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와 민간 정미소, 농가 등으로 구성돼있다.

인하 결정에 대해 위원회 측은 "올해 수향미 수매 물량이 지난해보다 9천t 증가해, 지난해보다 130억원 가량을 더 투입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 농협 5곳의 손실만 파악해봐도 25억원 정도다. 도저히 가격을 동결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실 수십억원에 달해 동결 불가피
화성명품쌀발전위, 수향미 4500원↓
용인시도 3천원 ↓… 최소 조정 설명
농가 "생산비 상승… 잘못된 결정"


농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7일 지역 농민단체들로 구성된 (사)화성시농어업회의소는 기자회견을 열어 수매가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생산비가 늘어난 상황 속 오히려 수매가격을 낮추는 게 맞지 않는데다 왜 위원회에서 쌀 수매가를 결정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각 지역농협이 아닌 위원회가 수향미 수매가를 결정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화성지역 외 도내 다른 지역에서도 하나둘 수매가격을 낮춰잡는 모습이다. 적자가 수십억원이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농민들의 동결 요구에 저마다 최소 인하로 가닥을 잡고 있다.

용인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이날 쌀 수매가를 지난해보다 3천원 인하하기로 했다. 법인의 적자가 26억원 이상이라 이를 감안하면 대폭 인하해야 했지만, 생산비가 상승한 농가 여건을 고려해 최소한으로 조정했다는 게 용인지역 농협들의 설명이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용인지역의 경우 여주, 이천지역과 인접해 쌀 수매가가 대단히 높은 편이다. 그래서 손실이 더 컸던 측면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더 인하해야 했지만 농가 요구가 거세 이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각 농협별로 수매가를 다르게 정하는 포천지역의 경우 관인농협이 수매가를 4천원 인하하기로 한 가운데, 농가들의 반발 여론 속 다른 지역농협에선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