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까지 운영을 연장한 경기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조문을 이어가며 "국가의 부재로 일어난 참사 이후 '책임의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 공방을 비판했다.
김 지사는 8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희생자분의 어머님께서 영정사진을 경기도청 합동분향소에 둘 수 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면서 (희생자) 어머님은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국가의 책임이다'였다고 말씀하셨다"며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 '국가의 부재'로 일어난 참사 이후 '책임의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태원 참사 이후 경기도청 1층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서의 추모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 어제까지 없던 환하게 웃는 영정사진 하나가 분향소에 놓여 오늘은 더욱 가슴이 먹먹했다"며 "그 한 장의 사진이 주는 부끄러움, 안타까움, 책임의 무게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며 인적 책임론을 언급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덕수 총리 등에 대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사의 등 구체적 책임 의사를 밝힌 인물은 없었다.
김 지사는 "사랑하는 딸과의 이별 시간이 고작 하루였던 게 너무 아쉬워 영정사진을 분향소에 두고 싶었던 그 어머니는 스무 해 넘게 울고 웃었던 소중한 기억들을 그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보실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와 북부청사에 1곳씩 설치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운영을 9일까지 연장했다. 전국 지자체 대부분은 지난 5일 국가 애도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합동분향소 운영도 마무리했지만, 도를 포함해 수원시 등은 운영을 연장해 분향소에서 추모할 수 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