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커졌는데…운영은 글쎄요."

중소유통공공도매물류센터가 증축되면서 더 많은 품목을 취급할 수 있게 됐지만(11월9일자 12면 보도=수원도매 제2물류센터 증축… '품목' 2배로 늘었다) 정작 센터 운영에 필요한 지원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10일 경기도와 경기남부수퍼마켓협동조합(이하 조합) 등에 따르면 중소유통공공도매물류센터는 매일 도매업체를 이용하기 어려운 슈퍼마켓 등 동네 영세 점포를 위해 정부·지자체가 합심해 만든 곳이다. 경기도엔 9곳가량의 센터가 있다.

수원 센터를 이용하는 상인만 하루에 200명 이상일 정도로 지역 영세 소상공인들에겐 없어선 안 될 곳이 됐다. 소비자들의 구매수요가 다변화하면서 센터에서 취급하는 품목도 다양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고정비용만 月마다 수억에 달해
비영리단체라 수수료율 못 올려
 


이에 경기도와 수원시, 조합은 27억7천만원을 들여 수원 제2센터를 3층으로 증축해 지난 8일 개소식을 가졌다. 증축 후 취급 품목은 7천872개(2020년)에서 1만5천852개로 2배 늘었다.

겉은 커졌지만 안은 여전히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1만5천여개의 물품을 관리하고 각 점포에 배송하려면 시설 운영과 인력 운용에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고정비용만 매달 수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수익은 각 소상공인들에게 받는 3%대의 수수료 정도다. 영리목적으로 설립된 곳이 아니기에 비용지출이 커진다고 해서 수수료율을 올리기도 어렵다. 비영리단체로 돼 있어 중소벤처기업청 등으로부터 센터 운영을 위한 대출조차 받을 수 없다.

유통산업발전법상 정부 또는 지자체가 센터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의 운영 지원을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취급 품목은 늘었는데 매출은 점점 줄어드는 점도 어려움을 키운다.
 

지난 1일 경기남부수퍼마켓협동조합의 운영현황조사 결과 센터들의 취급 상품은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월 평균 매출은 32억3천만원으로 오히려 전년도에 비해 6천만원이 감소했다.

경기도 "운영비 관해선 근거 없어"
수원시 "몇년간 직접 도움 어려워"


이런 상황 속에 수십억원을 들여 건물만 증축한 것을 두고 '빛 좋은 개살구'라는 자조 섞인 반응마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축행사에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였지만 정작 필요한 운영 지원 얘기는 나오지 않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측은 "건립 비용은 60% 지원했지만 운영비에 대한 지원 근거는 없다"고 했다. 수원시 관계자도 "현재 분기마다 3명씩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비용을 지원하려면 위탁계약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 향후 몇년 간 직접적인 운영비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