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원룸 보러 온 사람은 있었는데, 아파트 보러 오는 사람은 찾을 수가 없네요."
정부가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대부분에 적용된 규제지역을 해제했지만, 현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고금리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여전하고, 집값이 내려간다는 인식이 팽배한 까닭으로 보인다.
15일 찾은 도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서 만난 대표 공인중개사는 "급매로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은 있는데, 사려고 물건을 보는 이들은 없다"며 "(어제도) 도통 손님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금리가 여전히 높아 대출 이자가 부담되니까 아파트를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옆 동네 아파트가 1억~2억원씩 내린다 이런 말이 나오니까 더 거래가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인근 용인 수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등록된 매물은 많은데, 찾는 사람이 없다"며 "중개 거래 자체가 거의 없는데, 규제지역 해제 이후도 똑같다"고 말했다.
"등록매물 많지만 찾는 사람 없어"
14일부터 세금혜택·대출제한 완화
아실, 7일과 비교 348건 증가 그쳐
지난 10일 정부는 과천·성남·하남·광명을 제외한 경기도와 인천의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을 모두 해제했다. 효력은 지난 14일 0시부터 적용됐다.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각종 세금 혜택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완화된다.
규제지역 해제 이후 부동산을 취득한 1주택자는 거주요건 없이 2년을 보유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없이 기본세율(6~45%)이 적용된다. 또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70%까지 적용되고, 2주택 이상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규제 완화에도 시장에 나온 매물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의 자료에 따르면 규제 해제 발표 전인 지난 7일과 비교했을 때 경기도에 나온 매매물량은 11만2천451건에서 11만2천799건으로 0.3%(348건)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단계적 규제 완화를 제안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여전해 대출받기가 쉽지 않고, 고금리로 이자 부담도 크다"며 "매수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도 "주택경기 연착륙을 위해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DSR 완화와 같은 규제 정상화 수준의 규제 완화 조치는 빠르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