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은 올해 유독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솟은 건설자재 가격이 여전히 상승 추세라 비용 지출이 늘어난 가운데, 부동산 경기 악화로 자금줄마저 말라버린 것이다(11월15일자 1·3면 보도=[흔들리는 건설경기·(上)] PF 대출 막혀 업체 '시름').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 건설사들의 사정이 내년에도 쉽사리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얼어붙은 경기는 건설 수주를 줄이고, 투자 역시 지지부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건설협회가 제공하는 주요 품목 가격 동향을 살펴본 결과 등변ㄱ형강의 ㎏당 가격은 지난해 5월엔 830원이었지만 각종 건설자재 가격이 뛰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무렵엔 1천100원이었다.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 지난 6월엔 1천340원까지 상승했다가, 9월엔 1천200원으로 소폭 내린 후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최근 가격은 1천220원 정도다. 고장력철근(SD400 하이바)은 M/T(메트릭톤)당 가격이 지난해 5월 82만원이었지만 같은 해 7월엔 128만원까지 오르더니 이후 등락을 거듭해 지난 10월엔 99만원 선이었다. 그러다 현재 다시 소폭 올라 101만5천원을 기록중이다.
원자재 가격 올라 비용 절감 한계
건설수주 올해보다 7.5% 감소 전망
SOC 예산도 최근 7년간 최저 예상
건설수주 올해보다 7.5% 감소 전망
SOC 예산도 최근 7년간 최저 예상
최근 가격 오름세가 다소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조금씩 오르고 있는 데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땐 대체로 크게 상승한 것이다.
정부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분양가에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정하고 물가 변동 사항도 공사비에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방침이지만, 늘어난 비용 부담을 줄이기엔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처인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마저 사실상 막힌 것이다.
이런 '이중고'는 안 그래도 얼어붙은 건설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7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에서 내년 건설 수주가 올해 대비 7.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수주를 해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 공사에 착수할 수 없는 실정인데다, 공공부문에서 SOC예산이 줄어드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연구원 관측이다.
자금난 속 2020년 4분기부터 꾸준히 감소해왔던 건설투자 역시 내년엔 최근 7년 동안 가장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대비 0.1% 증가하는 수준일 것이라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건설 침체, 국내 경제에 마이너스
공공부문서 적절히 위험 흡수해야"
건설경기 위축이 금융업계 등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건설 금융시장 안정화 등을 통해 이 같은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공공부문서 적절히 위험 흡수해야"
연구원 측은 "건설경기 침체가 국내 경제에 미칠 마이너스 영향이 내년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침체 위험을 공공부문에서 적절히 흡수하는 조치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결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근본적 원인인 만큼 시장기능 정상화를 위한 연착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관련기사 3면([흔들리는 건설경기·(下)] 줄도산 우려 "이미 실행 대출도 관리해야")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