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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화성시 송동에서 열린 'ASML 화성 반도체클러스터 착공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정명근 화성시장, 피터 베닝크 ASML CEO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요아나 도너바르트 주한네덜란드대사, 이원욱 국회의원, 마틴 반덴브링크 ASML CTO, 김동연 경기도지사, 피터 베닝크 ASML CEO, 정명근 화성시장, 정종영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 2022.11.16 /경기도 제공

ASML 화성캠퍼스 건립이 특별한 이유는 'R&D 연구개발' 관련 시설 때문이다. ASML 한국 지사는 지금까지 국내 반도체 기업이 ASML 장비를 사용하며 겪는 고장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이제는 고객들과 장비 주문 단계부터 생산량과 조건 등을 조율할 수 있어 국내 반도체 경쟁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ASML이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는 생산량이 일정하게 한정돼 있어 '슈퍼을(乙)'로 꼽힌다. 장비는 노광 공정이라 불리는 일종의 '틀'로 반도체를 초정밀화시키는데, 얼마나 정밀하게 반도체 사용 용도에 맞게 생산하느냐가 성능과 용량을 좌우한다.

화성캠프 '산업 설비'(Industrial Facility) 시설에는 재제조센터와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 등이 들어선다. 시설들은 단순 수리뿐 아니라 ASML에 제품을 구매, 주문하는 단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고객사들과 기술 협업을 강화해 반도체 장비 정밀도를 높이는 작업들이 강화될 전망이다. 반도체 관련 교육과 지역사회 체험 공간도 운영된다.

ASML은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국내 대학과 연계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운영하며 전시, 과학 캠프 등을 진행해 지역의 반도체 인재 육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UV 리소그래피 '독점 한정' 생산
R&D설비로 장비 정밀도 강화 전망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 물리학부 교수는 "그동안은 네덜란드 본사에서 원격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기술 협력, 정밀화 작업을 해오며 기업들이 품질 향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화성 캠퍼스 건립은 '품질의 고도화'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술 독점을 가진 ASML의 발전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국내와 지역 반도체 산업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신호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쟁 심화, 공급 부족 등의 문제를 겪어왔던 기업들도 협상력 강화를 근거로 화성캠퍼스 건립을 환영하는 반응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의 65%가 경기도에 밀집해 있으며 반도체 부가가치의 83%가 도에서 나올 정도로 반도체 산업에서 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의 핵심 전략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연이은 투자유치 활동을 추진해 왔다. 경기도는 이번 ASML 유치까지 성공하며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도쿄 일렉트론 등 반도체 장비사 세계 1~4위의 차세대 연구소를 유치하고 투자를 받는 쾌거를 이뤘다.

김동연 지사는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있어서 이제까지 했던 것 이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발로 뛰는 세일즈를 한 정명근 화성시장도 화성시를 반도체 메카로 만들기 위해 투자 유치 등에 힘써왔고,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됐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