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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수원시 우만동4단지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지나치는 잠실 광역환승센터행 1007번 버스. 2022.11.18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경기도 광역버스 절반 가까이가 입석 승차 중단을 시행한 첫날, 예고된 '출근길 대란'은 현실이 됐다. KD 운송그룹 경기지역 14개 버스업체는 지난 18일부터 입석 승차를 전면 중단했다. KD 운송그룹에서 운행 중인 광역버스는 모두 1천100여대로, 전체 도내 광역버스의 44%를 차지한다.

지난 18일 오전 7시 40분께 수원시 병무청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 1명이 탑승하자 잠실 광역환승센터행 1007번 버스 기사는 '만석입니다' 팻말을 꺼내 들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50 명을 넘게 태웠지만, 이날부턴 좌석 수대로 45명만 태워야 했기 때문이다.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게 된 승객 7명은 탄식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한 남성 승객은 버스를 멈춰 세운 뒤 "왜 태워주지 않냐"며 따지기도 했다.

고속도로 IC와 가까운 정류장일수록 승차난은 더욱 가중됐다. 환승 정류장으로 광역버스 수요가 많은 수원시 우만동4단지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 10여 명은 1007번 버스 두 대를 그냥 보내야만 했다. 30분을 기다려도 버스에 탈 수 없자 체념하고 정류장을 떠난 승객도 있었다.

1007번 버스를 타고 서울시 송파구 한림예고로 통학하는 우재희(17) 학생은 "40분을 기다렸는데 아직도 못 탔다. 8시 40분까지 등교해야 하는데 이미 지각이다. 지하철을 타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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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수원역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잠실 광역환승센터행 1007번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2.11.18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지하철로 사람 몰려 밀집도 향상
고속도IC 근접 정류장 더 심각
전문가 "2층·전세버스 등 투입"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지만, 출근길 대란이 초래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광역버스 증차 등 대책이 병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D 운송그룹 계열사인 대원고속 관계자는 "다음 주까지 증차는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역버스를 이용하던 승객들이 대체 교통수단으로 지하철로 몰려 지하철 밀집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용인 상현역에서 판교 제2테크노밸리로 출근하는 정모(35)씨는 "버스 승객까지 지하철을 이용해서 그런지 오늘 유난히 더 붐볐던 것 같다. 버스 과밀 문제 해결하다가 지하철 과밀이 더 심화되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

전문가들은 광역버스 증차 등을 통해 출근길 대중교통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증차 없이 입석 승차 중단만 이뤄지면 대체 교통수단인 지하철이 오히려 과밀될 수 있다.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 2층 버스나 전세버스 등을 증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