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매수심리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밑으로 추락했다. 그나마 주택 구매 수요가 있던 여주·이천지역마저 매수심리가 얼어붙었다. 고금리로 대출부담이 커지고 부동산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대대적인 규제지역 해제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그 효과를 누르는 모양새다.

20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R-ONE) 자료에 따르면 11월 3주(14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8로 전주(74.1)보다 1.3p(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내는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4주(29일) 99.5로 내려온 뒤 줄곧 100 아래를 유지 중이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매도 우위' 시장이 약 1년간 이어진 것이다. 


72.8로 통계 작성 이후로 가장 낮아
동부2권 78.6… 7개 권역 모두 70대


매수심리 추락은 그나마 버티던 이천·여주 등 동부2권마저 하락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줄곧 90대를 유지하던 동부2권은 지난주 85.7로 80대로 떨어진 뒤 1주 만에 78.6을 나타내면서 70대로 하락했다. 이곳은 SK하이닉스 등이 소재해 꾸준히 매매 수요가 있던 지역이지만 찬 바람을 피하진 못했다.

동부2권마저 70대가 되면서 경기도 7개 권역의 매수심리는 모두 70대 이하를 기록하게 됐다. 가장 낮은 곳은 경의권(김포·고양·파주)으로 66.3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 수요도 73.1로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시장에 전세를 찾는 이는 줄고, 공급하려는 이들만 즐비하다는 뜻이다. 수요가 낮아지자 곳곳에서 역전세난을 호소하는 이들이 생겼다. 역전세난이란 전세 수요자가 줄어들면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 또는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게 어려워진 상황을 뜻한다.

임상빈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발생한 역전세난이 주택 가격 하방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