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우만동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박모(48)씨는 공기압 센서 부품을 수급받지 못해 2주일째 정비를 못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센서용 반도체를 사용하는 부품들이 희귀해져서다. 특히 자율주행 등 최신 차량에 도입되는 첨단 시스템은 많은 센서를 필요로 해 그만큼 수요가 높아졌지만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씨는 "센서용 반도체 수요가 높아졌지만 고장도 많다. 정비를 요청하는 손님들이 많은데 부품을 주문해도 도저히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스마트키 같은 경우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다"고 하소연했다.

전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의 여파가 자동차 생산업체는 물론 정비업계에도 들이닥쳤다. 센서용 반도체 등 일부 부품의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평균 한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가격도 많게는 10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원인으로, 다른 반도체 대비 낮은 수익성 등의 이유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업체는 차량 생산 대수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차량 출고에 길게는 2년 이상이 걸리는 실정이다.

카센터 "스마트키는 부르는 게 값"
불편, 고스란히 소비자들 몫 '불만'
업계, 낮은 수익성에 공급 부족 분석


이런 가운데 불똥이 자동차 정비업계에도 튀었다. 반도체가 쓰이는 부품들도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자율주행, 전·후방 감지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차량용 센서가 대표적이다. 센서의 교체주기가 보통 10년 정도로 짧아 다른 부품들보다도 비교적 수요가 높은 편인데, 반도체 수급난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불편함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감내해야 한다. 차량 수리를 맡겨도 최소 1~2주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직장인 한모(42)씨는 "차량 공기압 센서가 고장나 정비업체에 문의했는데 최소 한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며 "운행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서 그냥 운전을 하고 있는데 언제 펑크가 날지 모르니 걱정이다. 빨리 정비를 해야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토로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