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MBC 기자-비서관 공개 설전' 사태 여파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잠정 중단한 21일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에 대해 법적 조치 검토에 착수하는 등 '대야 강공 모드'로 급전환하는 모습이다.
야당 인사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 첫 사례여서 향후 대야 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尹, 청사 도착 곧바로 집무실 향해
대통령실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소통취지 살릴수 있다면 재개 검토"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한 다음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평소와 달리 기자와 만나지 않고 곧장 직무실로 직행한 것이다. 출근길 문답이 진행되던 청사 1층 로비에는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이 쳐져 긴장감을 느낄 정도였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 출근 직전인 오전 8시 54분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밝힌 '불미스러운 사태'란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에서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고, 대통령 퇴장 후 해당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 공개 충돌한 일을 말한다.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대통령실은 기자실 운영 규정 등을 근거로 MBC 출입기자 교체 및 출입 제한 등의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봉사사진 '콘셉트' 주장
장경태 '허위사실 유포' 법적 조치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장경태 최고위원의 법적 조치 검토에 착수했다.
장 최고위원이 명백한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공공연히 퍼뜨려 특정인 명예를 훼손하고 공공 이익을 침해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적 조치는 장 최고위원이 지난 18일 당 최고위에서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의 주장을 빌어 김 여사 사진이 자연스러운 봉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해 사실상 현장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이라고 주장한 것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방문 당시 조명을 사용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아울러 "어제 MBC 스트레이트에서 천공이 도어스테핑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내용이 방영되자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는 장경태 최고위원의 발언은 무책임한 허위 발언"이라고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