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산하 공사·공단과 출자기관의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로 했다. 조직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으로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지난 9월 '공공기관 혁신TF(태스크포스)'를 발족한 시는 혁신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조사 등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담당 업무에 비해 높은 직급의 인사가 배치돼 있거나, 업무 중복 가능성이 있는 부서들이 운용 중인 비효율적 상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전체 인력 중 간부 직원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력 구조가 피라미드형이 아닌, 항아리형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의 경우 관련 조례에 따라 4급 이상 5% 이내, 5급 17% 이내, 6급 36% 이내, 7급 37% 이내, 8·9급 4% 이상 등 직급 비율이 정해져 있다. 시는 현장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높은 직급의 인사를 줄이고 하위 직급 정원은 늘리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업무 중심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갖춘 조직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시 산하기관의 부채와 인사 난맥 등 비효율적 경영 행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산하 공사·공단의 통폐합과 내부 혁신이 강조됐으나 용두사미에 그쳤다. 기관의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선 당위성과 조직 내부를 설득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 하지만 시장의 방침에 따라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됐던 그간의 산하기관 혁신은 내부 반발만 사는 경우가 많았다. 권력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공사·공단에 취직했고 공약 사항 이행이라는 명분으로 경제성이 확인되지 않은 사업들이 산하 기관으로 떠넘겨졌다.
이런 행태들이 쌓여 산하 공사·공단 부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수조 원에 달하는 인천도시공사의 부채 문제는 전임 단체장들의 무리한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고, 인천교통공사의 경영 악화 또한 인천시 재정난 해결을 위해 공사의 알토란 같은 자산을 매각하면서 비롯됐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산하기관 내부 조직만 다그친다면 제대로 된 혁신은커녕 또 내부 반발만 일으킬 게 뻔하다. 혁신을 위해선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돼야 한다. 이 기회에 산하 공사·공단의 낙하산 인사 문제를 포함한 그간의 구태도 함께 혁신해야 한다.
[사설] 인천시 산하기관 혁신, 자성과 고통 수반돼야
입력 2022-11-21 19:38
수정 2022-11-2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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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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