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3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는 북한군의 기습적인 포격 도발로 삽시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당시 군인과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십수 명이 부상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오늘은 '연평도 포격전' 12주년이 되는 날이다.
서해 5도 인근 해역에서는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분쟁의 바다' 내지는 '한반도의 화약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한국전쟁 이후 남북 간의 첫 '서해교전'으로 기록된 '제1연평해전'(1999년 6월 15일)에 이어 3년 뒤인 2002년 6월 29일 한일 월드컵 기간에 '제2연평해전'이 발발했다. 이어 '대청해전'(2009년 11월 10일), '천안함 피격사건'(2010년 3월 26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연평도 포격전'은 한국전쟁 정전 협정 이래 북한이 대한민국의 영토, 그것도 민간지역에 처음으로 포격을 가한 사건이다. 전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12년 전 그날의 악몽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한 주민들은 고향 땅을 등지고 육지로 몸을 피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은 한 사우나 시설에서, 그 이후에는 정부가 경기 김포에 마련한 임시주택에서 떠돌이 피란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일부 주민은 당시 충격으로 여전히 밤잠을 설치거나, 보따리를 싸놓는 등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
정부는 '연평도 포격전'을 계기로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지리적 여건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피해를 겪어온 서해 5도 주민들의 열악한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2020년까지 추진하기로 한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사업 중 절반 넘게 이행되지 못했다. 정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불안하고 힘들어도 한평생 터전인 정든 고향 땅을 어떻게 버리겠느냐며 섬을 지켜온 주민들은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북한은 최근에도 서해 상으로 방사포를 연이어 발사하는 등 도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연평도 포격전' 발발 12주년을 맞은 서해 5도 주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오로지 '평화', 두 글자다. 이들은 '안보의 섬' 서해 5도가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사설] 연평도 포격전 12주년, 평화의 길 모색해야
입력 2022-11-22 19:18
수정 2022-11-2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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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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