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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주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나라에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옆에서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큰 어르신들이 잘 안 보여." 최근 점심을 먹으면서 한 선배에게 들었던 말인데 공감이 갔다. 삶의 경험치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세월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함께 나누며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어른은 사회에서도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내가 걸어가 보지 못했던 길을 먼저 걸어갔던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도 행운이라 생각한다.

롱런(long-run) 또는 그 이상의 무대들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랜 시간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은 시대와 세대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타당한 이야기와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고전의 경우 시간이 흐르며 동시대의 모습이 투영될 수는 있지만 본질은 달라지지 않기에, 그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우리 모습과 대입해서 보게 된다. 사회현상, 인간을 꿰뚫는 시각, 위로와 희망 같은 감정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이 과거와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작품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다양한 모습으로 빛을 발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엇이든 큰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축적된 시간'이 필요하다.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꾸준히 노력해야 하고, 어떤 노하우나 경험을 쌓기 위해서도 반드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관객과 호흡한 시간이 쌓여야 명작이 되고,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반면 현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물과 성과, 이익에 매몰돼 있다. 이 때문에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투자하며, 토대를 마련해 나가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됐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누군가는 지지해줘야 할 일이다. 경기도의 문화예술 산하기관장 인선이 진행되고 있다. 그들에게 문화예술이란 '쌓아가고 축적해 가는 것'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구민주 문화체육레저팀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