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dggsdgs.jpg
한달수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기자
지난주 취재차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미술관을 개장시간 전에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시민들이 아직 입장할 수 없는 아침이었지만, 한 무리의 프랑스 어린이들이 선생님을 따라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을 마주했다. 아이들은 흥미 가득한 눈으로 선생님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었다. 한 작품을 잠깐 보고 지나치지 않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충분히 느낄 시간을 가지는 게 인상 깊었다.

현지 큐레이터는 "아이들은 개장시간과 상관없이 미술관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입장료를 내야 하는 일반 시민과 달리 미취학 아동에게는 언제나 무료로 개방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어릴 때부터 예술 작품을 접하면서 문화적 소양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프랑스 교육의 철학이라고 한다.

같은 날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올해 시험 난이도는 작년보다 어려울지, 정시와 수시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수능 당일 아침 기온은 몇 도인지 등을 전하는 내용이 주요 뉴스로 전해지고 있었다. 영어와 수학의 중요성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고, 피아노와 태권도도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학교 실기평가를 위해 했던 유년기가 떠올랐다.

아동 학대 사건이 터지면 온 국민이 공분하고, 아이의 인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정서가 우리 사회에도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아동 인권의 영역을 넘어 아이를 어떻게 돌보고, 어떤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논의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수능이 도입된 지 어느덧 30년째이나 여전히 정시와 수시를 놓고 어디에 무게를 둘지만 천착하는 교육 정책이 바람직한가 의문스러웠다.

미술관에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프랑스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철학은 무엇일까 자문했지만 결론을 맺지 못했다. 작품 하나 제대로 감상할 여유 없이 입시를 향해 뛰어가는 한국 아이들의 모습만 머리에 맴돌았다. 한국 교육 철학은 '이것'이라고 누가 시원하게 답해줬으면 한다. 단, '대학'은 빼고 말이다. 

/한달수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