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여·야가 때아닌 '성 문제'로 옥신각신하고 있다. 서로의 성과 관련된 말실수를 지적하고 또 이를 해명하면서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본적인 성인지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현옥(평택3)·박옥분(수원2)·정윤경(군포1) 등 여성 의원 13명은 28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문병근(국·수원11) 의원을 겨냥해 성폭행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여가교위 소관 도 여성가족국 예산심의과정에서 문 의원이 성폭행 관련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을 때가 7·8월 휴가철이라며 '여성들의 옷차림'을 직접 거론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시 김미성 여성가족국장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성폭행 발생이 여성들의 옷차림 때문이라는 발언으로 피해 여성들에게 성폭행 책임을 전가한 문 의원을 규탄한다"며 "(문 의원의) 잘못된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도의회 윤리위 회부 가능성도 열어놨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해당 발언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폭행 예방 관련 인식 교육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불거진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오해이고, 발언하다 분위기가 이상해져 발언을 급하게 마무리한 뒤 단체 채팅방에도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민주당에서도 성 관련 발언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도청사 내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 시도가 알려지자, 국민의힘 의원 10여명이 지난 17일 제365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 앞서 해당 사건에 대해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당시 민주당 의원이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가겠다'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를 지나면서 "화장실을 무서워서 못 가시면 안 되죠"라고 말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비아냥거렸다며 문제 제기하는 등 한때 소란이 불거졌었다.
이에 도의회 내에서는 의원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의회 관계자는 "공직자에게 성인지 감수성이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부상한 만큼, 의원들도 성인지 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등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