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유류제품 수송이 어려워지면서 휘발유가 품절되는 주유소가 속속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11월30일자 13면 보도='품절' 주유소 등장 "다음주 안들어오면 기름 대란") 택배·배달업계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유류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업계 특성상 자칫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운행조차 어려워져 시민들의 불편함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류제품이 품절된 주유소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총 26개소로 집계됐다. 이중 휘발유 품절 주유소가 23개소, 경유 품절 2개소, 휘발유·경유 품절 1개소로 경기(6개소), 인천(4개소), 서울(13개소) 등 대부분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전국 주유소의 재고도 줄어 휘발유는 8일분, 경유는 10일분 가량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인10·서울13곳 등 수도권에 집중
휘발유 8일·경유 10일분 재고 남아
이로 인해 유류 사용이 많은 택배·배달업계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달업계의 경우 일반적으로 배달 오토바이(125cc 미만)는 평균 5~8ℓ를 주유할 수 있고, ℓ당 30~40㎞ 연비가 기록된다. 한번 주유하면 최대 240㎞까지 운행할 수 있다. 운행이 많은 라이더들의 경우, 최소 하루에 한 번씩 주유를 해야만 운행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택배업계는 전국택배노조가 파업에 동참하지 않아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휘발유와 경유가 품절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택배 배송을 위한 운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택배·배달 운행이 중단된다면 그 여파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배달앱 등을 이용한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조9천5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0.7%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품절땐 택배 배송 운행 자체 불가능
"장기화땐 생계위협… 대책 필요"
이에 배달업계는 일부 지역에서 휘발유·경유가 품절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사태 파악에 나섰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부 지역에서만 품절사태가 벌어져 배달운행 자체가 중단된 사례는 없지만 앞으로 파업이 장기화되면 재고 수량이 모두 소진돼 라이더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운행에 나설 수 없다면 라이더들의 생계까지 위협받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