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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평택 팽성읍의 한 계분 비료 제조 공장 앞. AI 확산 여파로 출입금지 팻말이 곳곳에 붙어 있다. 2022.11.30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경기도 내 곳곳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가금농가의 연계업체인 계분 비료공장들도 덩달아 가동을 일부 멈췄다. AI 확산 방지 조치인 이동제한 여파로 양계장에서 계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탓이다.

30일 오전 평택시 일대 계분 비료공장 입구 근처는 출입금지 팻말이 곳곳에 붙어 있는 등 가금농가와 맞먹을 정도로 방역경비가 삼엄했다. 이동제한기간에는 외부인 방문은 물론이고, 비료의 원료인 계분 반출입도 엄격히 제한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르면 방역구역은 관리지역(500m), 보호지역(500m~3㎞), 예찰지역(3~10㎞)으로 나뉜다. 이동제한 조치 시 농장에서 나오는 분뇨는 관리지역과 보호지역 내에서는 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찰지역의 경우 발생 시군 내에서만 이동할 수 있다.

관리지역과 보호지역 내의 비료 공장은 생산시설을 폐쇄해야 하고, 예찰지역 내 공장은 가축방역관의 감독을 받아야 생산과 유통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이동제한에 계분 비료 업체들은 연쇄 타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한다. 평택 청북읍의 한 계분 비료업체 관계자 유모(50대 후반)씨는 "우리는 양계농장과 공장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라 외부 유입 없이 자체적으로 계분을 조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 이동제한 기간이라 배송작업은 하지 않고 일단 대기하고 있다"며 "농가로 배송해야 하는데 완제품을 제때 출고하지 못하니까 매출에도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계장 공급끊겨 소규모 공장 고충
냄새때문 적치도 못해… 매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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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평택 청북읍의 한 계분 비료 공장 인근. AI 확산 여파로 출입금지 팻말이 곳곳에 붙어 있다. 2022.11.30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양계장마다 돌며 계분을 구해다 비료를 만들어야 하는 소규모 공장은 고충이 더 크다. 재료가 없으니 비료를 아예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의정부에서 소규모로 비료를 만들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아는 양계장들에서 조금씩 계분을 받아다가 쓰는데, 지금은 아예 가져오지를 못하니까 팔 수 있는 게 없다"며 "AI가 터지면 한동안 비료를 못 만드는 데다, 사양산업이기도 해서 폐업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 업체는 매년 찾아오는 AI 유행에 대비해 계분을 미리 비축해 놓기도 하나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평택에서 계분 비료사업을 하다 충북으로 이전했다는 A업체 관계자는 "계분이 냄새가 심하니까 어디다 장기간 적치해 놓을 수가 없다. 계분비료는 화학비료랑 달리 계분이 없으면 아예 못 만드니까 대체할 재료가 없다. 이동제한 끝나길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동제한 해제에는 최소 30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제한은 방역 구역별로 해제 일시도 다르다. 관리·보호지역은 마지막 AI 발생농장의 살처분, 소독 등의 작업이 마무리된 날로부터 21일 후에 예찰지역으로 전환된다. 예찰지역의 경우 앞선 방역 절차를 완료하고 30일이 지난 뒤 방역대 내 검사결과에 이상이 없을 때 해제된다. 한편 현재 용인, 화성, 평택, 이천, 안성 등 도내 5개 지역 368개 농가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