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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청에서 망치를 든 민원인이 공무원을 위협하고 사무실 출입문 등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년 전 청사 내에서 민원인이 상담 도중 흉기를 꺼내 든 사건(2020년 11월23일자 7면 보도=용인시청서 '민원상담중 흉기 난동'…경찰, 50대 조사중)과 유사한 사례가 되풀이된 것을 두고 여전히 청사 방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용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10시께 50대 남성 A씨가 청사 내 기후에너지과를 방문해 담당 공무원과 대화를 나누던 중 돌연 망치를 꺼내 들어 직원들을 위협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A씨는 사무실 출입문과 복도에 있는 테이블을 망치로 수차례 내리쳤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토지수용으로 이전이 불가피한 자신의 축사 감정평가 금액이 낮게 책정됐다는 이유로 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해 왔었다. 이날도 보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항의 목적으로 시청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50대 남성 출입문·테이블 파손
3개월전 시청광장서 '작두 시위'
2년전도 흉기 사건… 대책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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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청사 전경. /용인시 제공

2년 전에도 징수과 담당자와 상담 중이던 50대 남성이 흉기를 꺼내 책상에 올려둔 채 소란을 피워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용인시공무원노조는 성명 발표를 통해 청사 내 스피드게이트 설치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 재발 방지 관련해 마땅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2년 만에 또다시 유사한 일이 벌어지자 구멍 난 청사 방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A씨의 돌발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A씨는 3개월 전인 지난 8월30일 오후 시청 앞 광장 주차장에서 자신의 트럭 위에 작두를 설치한 뒤 자해할 듯 액션을 취하며 시위에 나섰다. 당시 불상사 없이 한 시간여 만에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망치 난동 사건은 이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이러다 또 어떤 큰일이 벌어질지 걱정된다"며 불안한 심경을 전했다.

市 "웨어러블캠 도입 등 검토중"


이에 대해 시 행정과 관계자는 "2년 전 사건 이후 스피드게이트 설치도 검토하긴 했으나, 흉기까지 걸러내긴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봤다"며 "일부 민원 부서에 비상벨 등이 설치돼 있고 현재는 웨어러블캠 도입 등을 비롯해 다양한 대비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