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계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원시 '광교 복합체육센터'가 지난주 개관했다. 광교 호수공원 내 연면적 1만2천652㎡,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2018년 3월 착공해 올해 9월 준공했으며, 광교 개발이익금 500억원과 시비 50억원 등 550억원이 투입됐다. 지상 1층엔 아이스링크와 수영장, 부대시설, 2층엔 1천500석 규모의 관람석이 있다. 시는 시민 생활스포츠 시설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동계스포츠와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다.

그런데 500억원 넘게 소요된 복합체육시설을 두고 '동네 수영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논란이다.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아이스링크에 비해 수영장은 국내 전국대회도 치를 수 없는 수준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아이스링크는 길이 60m, 폭 30m로 조성돼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선수대기실과 코치실, 의무실도 마련됐다. 이곳에선 국내 처음으로 내년 4월 세계여자아이스하키 선수권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반면 수영장은 길이 50m 규모의 10개 레인을 갖췄으나 수심이 1.3m에 불과해 전국대회를 치를 수 없다. 대한수영연맹에 따르면 전국대회는 공인 2급(수심 1.8m 이상), 국제대회는 공인 1급(〃 2~3m) 이상 수영장에 한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수원시의회 국민의힘 조문경 의원은 "20년 전 지어진 청소년문화센터 수영장도 수조 깊이가 1.8m인데, 복합센터는 1.3m로 전국대회조차 못 연다"고 지적했다.

시의회 행정감사에선 열악한 부대시설과 안전에 대한 여야 시의원들의 우려가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장미영 의원은 국제대회가 열릴 시설인데 샤워실이 좁고 성별 구분도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2층 관중석의 경우 앞뒤 간격이 너무 좁아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비판이 나왔다. 동네 수준이라는 수영장도 탈의시설과 샤워실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수원시는 처음 설계에 따라 센터가 완공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교 개발이익금은 입주민들이 주택을 매입하면서 공동부담한 자금의 일부이다. 시 공직자들 돈이라면 500억원 넘는 돈을 이렇게 썼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광교 개발이익금의 사용처에 대한 의문도 커지는 상황이다. 시는 배당받은 광교 개발이익금 규모가 얼마인지,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