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5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정면충돌했다.
국힘 "나라의 한해 살림살이 보다
장관 해임 중요한가… 정쟁 확대"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발목을 잡은 채 이 대표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맹공을 쏟아부었고,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야당 파괴'에만 힘을 쏟고 있다며 다수당의 힘을 동원해서라도 정부의 폭정을 막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 민주당에 중요한 것이 민생 살리기인가, 그분 살리기인가"라며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을 위해 정쟁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데 선을 넘지 말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고리로 민주당을 향해 "나라의 한해 살림살이가 중요한가, 국정조사도 시작하기 전에 장관을 해임하는 것이 중요한가"라며 "정기국회가 끝나면 12월 임시국회를 다시 열고 연말까지 이상민 탄핵으로 정쟁을 이어갈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민주 "尹정부 대화·타협 자취감춰
수구검찰 공화국… 폭정 막겠다"
반면, 취임 100일 맞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생 회복'에 방점을 두면서도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 등 정부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권은 무능, 무책임, 무대책으로 민생경제 파탄, 국민 안전 위협, 민주주의 퇴행, 한반도 평화의 위기를 자초했다"며 "국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닌 야당 파괴에 남용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됐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면서 "민주당은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국민이 맡긴 권한을 주저 없이 행사하겠다"고 응수했다.
민주당 강득구(안양만안) 의원도 "(정부가) 이재명을 죽이고 문재인을 죽이고 민주당을 죽여서 저들만의 수구검찰공화국, 수구정당공화국을 만들려고 한다"며 "민주당이 살아야 정부의 폭정에 맞설 수 있다. 하나된 민주당의 힘으로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2+2협의체 가동 성과없이 이견만
이 가운데 여야는 양당 정책위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 간사가 참여하는 이른바 '2+2 협의체'를 가동했지만, 성과 없이 이견만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에서 짜주는 살림살이를 가지고 나라 경영을 할 수 없지 않겠느냐. 책임을 맡은 쪽에서 예산을 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소위 '초부자 감세'를 추진하고 마땅히 편성해야 할 민생예산은 대폭 축소한 이 예산을 편성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처리해 달라고 하는 것은 이 시대의 추이에 잘 맞지 않는다"고 했고, 예결위 간사인 박정 의원은 "간을 내달라면 내 줄 수 있지만, 쓸개까지 다 가져가려 하면 안 된다. 쓸개란 서민을 위한 예산"이라고 맞받았다.
/정의종·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