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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분당 대한송유관공사 본사 앞에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동참한 에쓰오일지부 소속 노동자 50여명이 천막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8일 공사를 오고 가는 탱크로리 모습. 2022. 12. 08/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불안감만 조장한 노동 탄압이죠. 애초에 멈춰 설 것도 아닌데..."

8일 성남 분당 대한송유관공사 본사 앞에서 만난 이금상 화물연대 에쓰오일지부장은 총파업에 업무개시명령으로 맞서는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15일째를 맞은 이날 정부는 석유화학과 철강 등 운수노동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추가로 발동했다. 시멘트 운송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지 9일 만이다. 이 지부장이 몸담고 있는 정유 분야는 추가 업무개시명령 대상으로 논의되다 막판에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에쓰오일지부 소속 노동자 50여명은 총파업에 뜻을 함께하며 본사 앞 천막을 지키고 있다. 인근에는 '현물 자가차량 사장님 대체수송 절대 하지 말아주세요. 함께 합시다'는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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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분당 대한송유관공사 본사 앞에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동참한 에쓰오일지부 소속 노동자 50여명이 천막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8일 공사를 오고 가는 탱크로리 모습. 2022. 12. 08/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이 지부장은 총파업에 강경일변도로 대응 중인 정부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주유소 재고가 바닥나는 상황에 대해 "국민 불안감을 조장하기 위한 정부의 의도적인 조처"라고 비판했다. 통상 주유소 지하에는 10~30만L 규모의 유류 탱크가 있고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양이 저장돼있다는 것이다.

그는 "에쓰오일을 비롯한 4대 정유사는 직영 주유소에 출하하는 고정 운송사와 대리점 주유소에 출하하는 자가 수송 차량을 통해 기름을 공급하는데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보통 고정 운송사에 소속돼있다"며 "주유소에 유조차가 있으면 개별 차량과 계약을 맺어 수송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는 주유소에서 운송료를 3~4배 가량 띄워 파업을 막고 있다고 한다. 이 지부장은 "기사들도 추가로 콜뛰기를 하고 있어 충분히 주유 대란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4월 말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넉 달 동안 900여명이 노조에 가입하는 등 정유 업종에서도 노조가 생겨나자 파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정부가 노동자 탄압을 위해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거나 화물연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화물기사들을 상대로 한 협박 등 보복 행위에 대처할 321명 규모 집중전담수사팀을 확대 편성하는 등 정부 기조에 발맞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배재흥·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